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세익스피어 3

로미오와 줄리엣(블루레이)

프랑코 제피렐리(Franco Zeffirelli) 감독의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 1968년)을 소리로 먼저 들었다. 고교시절인 1980년대 초반, OST를 한참 모았는데 어느 날 FM에서 자주 틀어주던 주제가가 듣고 싶어 이 영화의 OST 카세트테이프를 샀다. 음악으로 먼저 만난 작품 당시 오아시스에서 EMI라이선스로 내놓은 노란색 아웃 케이스가 있던 카세트테이프였다. 집에 와서 무심코 듣다가 '캐플릿가의 연회'라는 2번째 트랙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가 길게 이어진 뒤 주제가가 흘러나오는, 말 그대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었다. 노래도 노래지만 사람을 사로잡은 것은 무엇보다 두 사람의 대사였다. 무도회에서 줄리엣을 처음 본 로미오가 기둥 뒤에 숨어 사랑을 고..

맥베스 (블루레이)

저스틴 커젤 감독의 '맥베스'(Macbeth, 2015년)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를 훌륭하게 영상화한 작품이다. 내용은 일부 다른 부분이 있지만 대체로 원전을 충실하게 따랐다. 스코틀랜드의 장군인 맥베스는 왕을 대신해 반란 진압 후 귀환하던 중 마녀들로부터 장차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다. 이에 마음이 움직인 맥베스는 왕을 죽이고 왕자를 내쫓은 뒤 스스로 왕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때부터 정체모를 불안에 휩싸인 맥베스는 스스로를 주체하지 못해 폭정을 일삼는다. 결국 내부에서 무너지기 시작한 맥베스는 달아났던 왕자가 몰고 온 군대에게 패해 모든 것을 잃고 만다. 셰익스피어가 실존 인물을 토대로 가상의 이야기를 가미한 맥베스는 워낙 극적인 내용이어서 여러 번 영화로 제작됐다. 오손 웰즈는 19..

로미오+줄리엣 (블루레이)

로미오와 줄리엣은 말이 필요없는 전세계 연인들의 상징이다. 비록 끝이 좋지는 않지만 목숨을 걸만큼 열렬한 사랑은 모든 연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영국의 대문호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으나 오페라, 연주곡 등으로도 만들어졌다. 영화 중에서는 단연 프랑코 제퍼렐리 감독의 1968년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을 수 있다. 가장 원작에 충실한 내용하며 탄탄한 연출을 보면 프랑코 제퍼렐리 감독이 거장 소리를 듣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특히 출연 당시 15세의 올리비아 핫세는 완벽한 줄리엣 그 자체였다. 그런 점에서 바즈 루어만 감독의 '로미오+줄리엣'(1996년)은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 화려하고 이색적인 것을 좋아하는 루어만 감독은 이 작품을 현대로 옮겨 총싸움 이야기로 바꿔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