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슈퍼 히어로 3

어벤져스: 4K 블루레이

조스 웨던 감독의 영화 '어벤져스'(The Avengers, 2012년)를 보면 소녀시대 같은 걸그룹이 생각난다. 고운 아가씨들이 나와 춤을 추고 돌아가며 노래를 한 소절씩 부르는 걸그룹처럼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아메리카 등 초영웅들이 등장해 돌아가며 힘자랑을 펼친다. 어찌보면 이 같은 영웅들의 집합은 미국식 물량주의의 산물이다. 거대 자본과 물량을 투여해 압도하는 영상은 할리우드가 아니면 만들기 힘들다. 어린 시절 TV를 보며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는데 그런 상상을 코믹북에 이어 영화로 옮겼다. 그런 점에서 어렸을 때 받으면 즐겁고 신났던 종합선물세트를 닮았다. 하지만 종합선물세트라는게 실속은 없다. 커다란 상자를 뜯어보면 각종 과자들이 각각 포장 상태로 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블루레이)

DC코믹스 팬이라면 익히 잘 알만한 그린 랜턴은 반지의 제왕이다.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인이 선물한 신비한 반지는 반지의 주인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이뤄준다. 마치 알라딘의 마술램프 같은 반지는 주인공에게 무한한 힘을 선사하며 슈퍼 히어로, 즉 초영웅으로 만들어준다. 그렇지만 누구나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지가 보기에 그만한 자질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만 이런 힘을 부여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반지를 손에 넣으면 되려 다친다. 마틴 캠벨 감독이 만든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Green Lantern, 2011년)은 바로 이런 그린 랜턴의 탄생 과정을 담고 있다. 부제로 붙은 반지의 선택에서 알 수 있듯 제작진은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면 시리즈로 만들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안..

토르: 다크월드 (블루레이)

북구 신화를 바탕으로 한 토르는 여느 슈퍼히어로물과 달리 신이 주인공이다. 그만큼 상대 또한 강력하다. 단순히 돈에 눈이 먼 악당이 아니라 행성을 통채로 파괴하고 우주를 뒤집어 엎으려는 야욕을 지닌 신에 가까운 괴물이다. 이 둘이 만나 대결을 벌이는 만큼 엄청난 파괴력이 불을 뿜는다. 이것이 전편에 이어 후편을 관통하는 토르의 기본적인 설정이다. 하지만 앨런 테일러 감독의 '토르: 다크월드'(Thor: The Dark World, 2013년)는 전편 만큼 인물의 결이 섬세하게 묘사되지 못했다. 전편이 세익스피어 전문배우인 케네스 브레너가 감독을 맡아 등장인물들 간에 관계가 빚어내는 갈등과 캐릭터의 성격을 요란한 액션 속에 잘 표현했다면, 이번 작품은 늘어지는 이야기 속에 캐릭터들이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