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스티브 맥퀸 14

위도우즈(4K 블루레이)

스티브 맥퀸 감독의 '위도우즈'(Widows, 2018년)는 제목처럼 어떤 사건에 휘말려 과부가 된 여인들이 살기 위해 범죄와 복수를 동시에 벌이는 영화다. 원래 영국에서 방영된 TV 시리즈를 영화로 다시 만들었다. 어린 시절 이 시리즈를 본 스티브 맥퀸 감독이 깊은 인상을 받아 영화로 다시 만든 것. 영화의 묘미는 범죄와 복수 사이에 숨어 있는 반전의 비밀. 특히 여타 범죄 영화와 달리 총질과 액션에 닳고 닳은 여인들이 아닌 생전 처음 한탕에 나선 서툰 여인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만큼 준비 과정이나 진행이 서툴러서 조마조마한 긴장을 유발한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범죄 조직과 벌이는 액션은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지 못한다. 그동안 '노예 12년'이나 '셰임' 등 드라마에 일가견을 보인 스티브 맥퀸..

셰임(블루레이)

스티브 맥퀸 감독의 '셰임'(Shame, 2011년)은 정상적인 사랑이 불가능한 남자의 이야기다. 뉴욕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주인공 브랜든(마이클 패스벤더)은 성중독자다. 하지만 그는 정상적인 연애는 불가능하고 변태적인 음란 사이트나 매춘부와 나누는 정사로만 그의 성욕을 해결할 수 있다. 진지한 연애는 최장 4개월이 전부이고 정상적 연애 관계를 갖는 것을 몹시 어려워한다. 결국 그는 좋아하는 여자가 생겨도 원만한 관계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는다. 맥퀸 감독은 불안하게 흔들리고 알 수 없는 우울에 빠져드는 브랜든을 통해 도시인의 불안과 우울, 성적 방황을 그렸다. 어찌 보면 변태적인 주인공의 모습은 하루하루 바쁘게 쫓기듯 살아가는 도시인의 모습이 조금씩 섞여 있다. 도대체 브랜든은 왜 저렇게 살아..

겟어웨이 (블루레이)

폭력 미학의 거장 샘 페킨파 감독의 '겟어웨이'(The Getaway, 1972년)를 처음 본 것은 TV에서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주말의 명화 시간에 방영해 준 이 작품을 보고 샘 페킨파 감독에게 홀딱 반했다. 워낙 스티브 맥퀸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당시로선 화끈한 액션과 흥미진진한 이야기 덕에 흠뻑 빠져들었다. 샘 페킨파 감독의 매력은 폭력에 대한 집착에 있다. 그의 폭력은 선악이나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주인공이든 악당이든 가리지 않고 무자비한 폭력을 거침없이 휘두르며, 여성도 봐주지 않고 때리거나 총앞에 방패막이로 내세우기도 한다. 특히 그의 폭력 묘사는 죽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슬로 모션으로 세세하게 보여줘 폭력의 잔혹성과 광기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과거 정통 서부..

타워링 (블루레이)

존 길러민과 어윈 앨런 감독의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 1974년)은 '포세이돈 어드벤처'와 더불어 재난영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긴장감이 높고 사실적인 묘사가 뛰어난데,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건물 화재를 다룬 '타워링'이 더 실감 나게 다가온다. 공교롭게 두 작품 모두 어윈 앨런이 제작했는데, 1980년 개봉한 '대지진'도 그의 작품이어서 재난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내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38층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 이를 진압하는 내용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제천과 밀양 등 대형화재가 일어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다 보니 영화 내용이 더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재난 영화가 그렇듯, 다양한 인물들이 겪는 위기와 이를 극..

황야의 7인 (블루레이)

예전에는 신년 연휴가 사나흘이었다. 갈 수록 세상이 살기 좋아지려면 휴일도 늘어야 할텐데 거꾸로 줄어들어 힘들게 하니 안타깝다. 그렇게 '신정 연휴'가 사나흘 이어지다보면 연휴 기간 내내 TV방송에서 영화들을 많이 보여줬다. 이때 자주 나온 영화가 존 스터지스(John Sturges) 감독의 명작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 1960년)이다. 이 영화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 '7인의 사무라이'를 미국식 서부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이 줄거리와 구성에서 탁월했다면, 할리우드의 리메이크작은 캐릭터의 승리다. 율 브린너(Yul Brynner),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찰스 브론슨(Charles Bronson), 제임스 코번(James Coburn),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