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스페인 26

아라비아의 로렌스(4K)

데비이드 린(David Lean)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Lawrence Of Arabia, 1962년)는 다분히 연극적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T.E Lawrence, T.E 로렌스)의 일대기를 다룬 이 작품은 요즘 시각에서 보면 셰익스피어의 연극 무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그림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주연인 피터 오툴(Peter O'Toole)의 약간 과장된 듯한 연기가 그렇다. 어쩌면 당시 크게 이름을 떨치지 못한 피터 오툴 입장에서는 강렬한 연기로 사람들의 눈에 띄고 싶었을 수 있다. 논란의 인물 T.E 로렌스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T.E 로렌스는 아랍어를 할 줄 알아서 제1차 세계대전 때 이집트 카이로로 파견됐다. 영국 육군의 정보장교 역할을 ..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블루레이)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Juan Antonio Bayona) 감독의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El Orfanato, 2007년)은 옛날 고아원 건물에서 일어나는 심령 현상을 다룬 스페인(Spain) 공포물이다. 과거 고아원에서 자랐던 여주인공 로라(벨렌 루에다 Belen Rueda)는 남편과 함께 자신이 자란 고아원 건물로 돌아와 아이들을 위한 보육 시설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한 사건이 연거푸 일어나면서 급기야 입양한 아들이 사라진다. 그때부터 로라는 아들을 찾기 위해 이상 현상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가 맞물려 돌아가며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결국 현재의 사건을 풀려면 마치 '백 투 더 퓨처'처럼 과거로 돌아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바요..

나인스 게이트(블루레이)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nski) 감독의 '나인스 게이트'(The Ninth Gate, 1999년)는 이름값을 못하는 영화다. 명감독 로만 폴란스키와 유명한 촬영 감독 다리우스 콘지(Darius Khondji), 그리고 똑 부러지는 연기를 하는 조니 뎁(Johnny Depp)까지 면면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출이나 스토리텔링은 평범하고 촬영 또한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이 별로 없다. 조니 뎁 또한 엉성한 구성 속에 떠내려가는 뗏목처럼 소모돼 버렸다. 다리우스 콘지와 조니 뎁을 데리고 왜 이렇게 밖에 만들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큰 작품이다.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난해한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연출을 들 수 있다. 원작은 스페인의 움베르토 에코(U..

판의 미로(4K 블루레이)

기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 감독의 '판의 미로'(Pan's Labyrinth,2006년)는 역사의 아픔을 토대로 환상을 이야기하는 우울한 판타지다. 배경은 스페인 내전 막바지인 1944년. 주인공 소녀 오필리아(이바나 바케로, Ivana Baquero)는 만삭인 엄마와 함께 프랑코 정부군 장교인 새아버지 비달 대위(세르지 로페즈, Sergi Lopez)를 찾아간다. 그러나 새아버지는 모녀에게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혈통을 잇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찬밥 신세나 다름없는 오필리아는 어느 날 우연히 숲에서 지하세계 출신인 신화 속 존재 판(더그 존스, Doug Jones)을 만나며 수수께끼 같은 일을 겪는다. 이때부터 피비린내 나는 현실과 꿈같은 환상이 교차되는 기괴한 이야기..

엠마뉴엘2(블루레이)

*** (클린 다음센터에서 청소년 유해물 신고가 들어와 원문을 삭제한다고 해서 글을 다시 올립니다. 도대체 어느 부분이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없이 밑도 끝도 없이 블라인드 처리를 했네요. 시비 걸만한 이미지를 일부 블라인드 처리해서 다시 올립니다. 참고로 예전에도 블라인드 처리한 포스트에 대해 방통심의위에 문의한 결과 문제될 게 없으니 다음측에 해제를 요청하라고 했는데, 다음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반응일 것으로 보이는데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다음측의 지나친 처사입니다.) *** '엠마뉴엘'은 성애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클래식 같은 영화다. 특히 지금은 고인이 된 여배우 실비아 크리스텔(Sylvia Kristel)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늘씬한 키에 백치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