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은 격동의 시대였다. 우리에게는 87년 6월로 기억되는 민주화운동과 88 서울올림픽 등이 있었고, 미국에는 레이건 행정부 시절의 팍스아메리카나 찬가가 뜨거웠던 때였다. 딩사 미국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영화도 온통 람보, 코만도 등 미국이 가진 힘의 우위를 과시하는 내용들 뿐이었다. 하지만 그 안은 곪아가고 있었다. 월가의 부흥과 함께 넘쳐나는 돈으로 뉴욕에만 수백 개의 섹스클럽이 있었고, 마약과 에이즈가 창궐했다. 사람들은 MTV에 흥분했고, 마돈나의 노래 'Material Girl'이 상징하듯 부를 쫓아 몰려 다녔다. 그러다가 1987년 2,000포인트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미국 증시는 블랙 먼데이로 일컬어지는 10월19일 하루만에 폭락했다. 그 바람에 미국 여러 증권사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