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의 '베오울프'(Beowulf, 2007년)는 영화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사람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디지털 배우들만 나온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짜 배우들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기 힘들만큼 디테일이 뛰어나다. 저멕키스 감독은 전작인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활용한 퍼포먼스 캡처 기술을 이번 작품에도 도입해 안소니 홉킨스, 안젤리나 졸리, 존 말코비치 등 유명 스타들을 디지털로 똑같이 복제했다. 심지어 실제 배우의 모습을 목소리만 살리고 외모는 감독이 마음대로 뜯어고쳐 버렸다. 바로 주인공인 레이 윈스톤이 그런 경우다. 배가 불룩 튀어나오고 둥글둥글한 얼굴형의 아저씨인 윈스톤은 영화 속에서 2미터 가까운 거구의 근육질 몸매와 강인한 턱이 인상적인 기름한 얼굴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