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알츠하이머 2

노인들

흔히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은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가 발견했다. 퇴행성 뇌질환인 이 병은 서서히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기억을 잘하지 못하다가 나중에는 언어 능력을 상실하고 급기야 판단력이 떨어져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보통 65세 이후에 발병하는데 더러 40대 미만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재한 감독의 '내 머리속의 지우개'라는 영화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젊은 여성 이야기를 다뤘다. 젊은 나이에 걸리면 병의 진행속도가 빠르다. 발병 원인은 간단하게 말해 뇌 기능을 저하시키는 단백질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그렇다는데, 유전적 요인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가족 중에 이 병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발병 확률이 높다. 문제는 아직까지 치료방법이..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의 '내 머리속의 지우개'(2004년)는 젊은 여인이 치매, 즉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 최루성 멜로물이다. 뻔한 내용일 수 있지만 감성적 영상과 손예진, 정우성 두 스타 덕분에 27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히트했다. 원래 멜로물을 별로 안 좋아하는 이감독은 데뷔작 '컷 런스 딥'의 흥행 실패로 3년 동안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지 못하다가 제작사 싸이더스 측의 제의로 이 작품을 맡았다. 이감독은 처음 시도한 멜로물로 대성공을 거뒀다. 촬영에도 일가견 있는 이감독의 감각적 안목 덕분이다. 그의 탁월한 영상 감각은 그동안 숱하게 작업한 뮤직비디오와 광고들이 입증한다. 그러나 일부 장면의 촌스러운 대사들은 옥에 티다. 흥행 성공 후 이감독은 극장에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감독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