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엔니오 모리코네'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6/10/21 무숙자 by 울프팩 (2)
  2. 2005/03/08 로리타 (애드리안 라인판) by 울프팩 (7)
  3. 2005/02/12 석양의 무법자 (CE) by 울프팩 (4)
  4. 2004/10/30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by 울프팩 (7)
추천 DVD2006/10/21 06:36 Posted by 울프팩

테렌스 힐이 주연한 '튜니티' 시리즈는 국민학교 시절인 1970년대에 아주 유명한 서부극이었다.
'내 이름은 튜니티' '튜니티라 불러다오' '아직도 내 이름은 튜니티' 등 그가 버드 스펜서와 형제로 등장하는 튜니티 시리즈는 당시 여타의 서부극과 다른 배꼽을 빼놓을 만큼 웃기고 재미있는 코믹 서부극이었다.
그래서 70년대는 물론이고 80년대에도 설, 추석 연휴때마다 TV에서 시리즈를 자주 틀어주곤 했다.

'무숙자'(My Name Is Nobody, 1973년)도 마찬가지.
헨리 폰다와 함께 테렌스 힐이 주연한 이 영화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아이디어를 내고 토니노 발레리가 감독을 맡았다.
악당들에게 쫓기는 전설적인 총잡이 잭(헨리 폰다)과 그를 추앙하는 젊은 떠돌이 노바디(테렌스 힐)가 귀신같은 총솜씨로 악당들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사실 테렌스 힐이 등장한 튜니티 시리즈보다 재미는 약간 떨어지지만, 테렌스 힐의 전매특허처럼 돼버린 상대의 따귀를 때리고 총을 뽑는 코믹 액션만큼은 변함이 없다.
내용과 재미를 떠나 어린 시절 TV 주말의 명화를 보며 즐거워했던 추억이 묻어있기에 과거 사진처럼 소중한 영화다.

아울러 엔니오 모리코네가 담당한 경쾌한 선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 주제곡은 너무 유명해서 각종 CF와 TV 프로그램의 배경음악,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곧잘 등장했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DVD는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30년이 넘은 작품인 만큼 화질을 논한다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굳이 얘기한다면 비디오테이프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무하다.
다른 것은 다 좋은데 한글 자막 번역이 듬성 듬성 대사를 빼먹거나 지나치게 생략하는 등 너무 무성의하다.

 

영화 '무숙자' 메인테마

<파워 DVD 캡처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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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숙자의 상징처럼 돼버린 장면. 귀뚜라미를 잡아서 기절시킨 다음 물 위에 띄워놓고 물고기가 무는 순간을 기다려 몽둥이로 후려친다. 무숙자만의 독특한 낚시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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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튜니티, 테렌스 힐. 90년대까지도 그는 영화에 출연했으며 '신부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이라는 영화를 감독하면서 돈 카밀로 신부역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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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명의 악당이 몰려오는 장면이 아주 인상적인데, 엔니오 모리코네는 그때마다 바그너의 '발퀴레' 선율을 편곡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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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니티의 전매특허 액션이 여기서도 등장한다. 총뽑는 속도가 귀신처럼 빠른 노바디는 마주 선 상대방의 귀싸대기를 후려치고 미처 상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권총을 뽑아댄다. 그러기를 수십번 반복하면 상대는 녹초가 된다. 어린 시절 기존 서부극에 비해 너무도 황당했던 액션에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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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니티도 그렇고 무숙자도 그렇고 모두 아이러니의 상징같은 존재다. 총을 차고 있으면서도 싸움은 언제나 뺨을 때리며 시작한다. 또 말도 없으면서 항상 말안장을 짋어지고 다닌다. 사람이 짊어진 말 안장, 총보다 빠른 따귀때리기 등 테렌스 힐의 서부극은 부조리의 상징이자 세상을 비꼬는 유희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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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정의의 사나이만 연기했던 헨리 폰다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이후 무법자로 등장했다. 참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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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폰다가 수십 명의 악당과 혼자서 싸우는 장면은 슬로 모션과 정지 화면이 적절하게 섞이면서 독특한 그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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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렌스 힐과 헨리 폰다의 마지막 대결은 헨리 폰다의 '황야의 결투' 등 전통 서부극에 대한 감독의 오마주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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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인 이발사가 날카로운 면도날을 테렌스 힐의 목에 들이대는 순간, 이발사는 움찔한다. 카메라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며 이 장면이 보이는 순간, 엔니오 모리코네의 경쾌한 주제가가 울린다. 절로 웃음이 터져나오는 경쾌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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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2005/03/08 01:03 Posted by 울프팩

고교시절 모음사에서 나온 블라디미르 나브코프의 소설 '로리타'를 읽은 것은 우연이었다.
당시 모음사에서 나온 프레드릭 포사이드 소설에 빠져있을 때여서 시리즈를 몽땅 구입했더니 같은 출판사에서 '로리타'를 사은품으로 보내줘 읽게 된 것.

그때는 나브코프와 로리타 콤플렉스도 모르던 시절이어서 아무 생각없이 읽었다.
하지만 두툼한 책을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너무 지루해서 괜히 읽었다는 후회가 들었다.
나브코프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세밀한 상황 묘사를 따라갈 만큼 이해의 폭이 깊지 못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위대함을 깨달은 것은 영화를 보고나서였다.
'플래시 댄스' '나인하프위크'로 유명한 애드리안 라인 감독이 1997년에 만든 '로리타'(Lolita)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로리타'에 가려서 빛을 못보고 있으나 가장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다.
나브코프의 소설에 심취한 라인 감독은 원작의 세밀한 상황 묘사까지 그대로 재현하려고 애를 썼다.
비록 비평에서는 큐브릭 감독의 작품만 못하다는 혹평을 받았으나 라인 감독 특유의 느낌이 잘 살아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으로 출시된 DVD 화질은 그저 그렇다.
시종일관 안개가 낀것처럼 화면이 뿌옇고 탁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무난한 편.

참고로 표지에는 적나라한 섹스씬으로 미국에서 R등급을 받았다고 표시돼 있으나 DVD에는 해당 장면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삭제된 게 아닐까 싶다.

<파워 DVD 캡처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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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으로 시작한다. 이 부분은 북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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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버트(제레미 아이언스) 교수가 로리타(도미니크 스웨인)의 집에 하숙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라인 감독은 이 작품을 "어린 시절에 고착돼서 성장이 멈춘 남자의 이야기"로 해석했다. 로리타의 마을은 노스캐롤라이나 램즈데일에서 촬영.
비운의 여인인 로리타의 엄마를 연기한 멜라니 그리피스. 히치콕의 영화 '새'의 주인공 티피 헤드런의 딸인 그는 이 역을 위해 일부러 몸무게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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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소녀 로리타. 이를 연기한 도미니크 스웨인은 당시까지 연기경험이 전혀 없는 아마추어였으나 뛰어난 즉흥 연기를 선보여 감독을 놀라게 했다. 원래 그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커스틴 던스트의 역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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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레미 아이언스. 여기서는 험버트 교수 역이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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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와 음식이 어우러져 서늘한 느낌을 자아내는 라인 감독 특유의 영상. 손가락에 딸기를 끼운채 빼먹은 이 장면은 살리맨의 사진집에 나온 사진을 흉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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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보기 드문 원작과 다른 장면. 원작에서는 세사람이 풀밭에서 얘기를 하지만 여기서는 그네에 앉아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나브코프의 소설은 세세한 상황 묘사로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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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또다른 특징은 엔니오 모리코네의 감성어린 음악. 그러나 작곡가가 같아서 그런지 주제곡의 도입부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주제곡과 멜로디가 너무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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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타 엄마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근친 상간의 싹이 움트게 된다. 다리 모양은 고층 빌딩에서 투신한 시체의 사진을 보고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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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버트가 여름 캠프에 머무는 로리타를 찾아간 장면을 찍을 때 라인 감독은 아들을 잃었다. 험버트의 자동차는 1939년형 포드 우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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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 성욕자인 퀼티 역을 맡은 프랭크 랑겔라는 성기를 드러내는 전라연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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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험버트가 회상에 잠기며 내려다보는 마을은 실제가 아닌 특수 효과로 합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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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2005/02/12 01:02 Posted by 울프팩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석양의 무법자'(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년)는 영화보다 "빠라빠라바~"로 이어지는 주제곡으로 더 유명하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주제가는 독특한 멜로디와 더불어 서부극의 상징이 됐다.

영화는 원제가 말해주듯 악하고 선하고 추한 3명의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가 숨겨놓은 금화를 둘러싸고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추리극을 연상케하는 줄거리와 독특한 캐릭터, 장대한 풍경이 펼쳐지는 영상으로 서부극도 한 편의 서사시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익스트림 클로즈업과 롱 샷을 오가는 막판 대결 장면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비장미의 극치를 이뤘다.
그런 점에서 레오네의 서부극은 이소룡의 영화와 일맥상통한다.
이소룡의 작품도 결투를 위한 최고의 응집력으로 비장미를 한껏 부각시키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시 출시된 CE판 DVD는 기존 일반판에 비해 화질과 음향이 향상되고 2장으로 구성된 만큼 부록도 많이 늘어났다.
그렇지만 60년대 작품인 만큼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화질 향상에 한계가 있다.
대신 돌비디지털 5.1 채널로 다시 녹음된 음향은 다리 폭파장면 등 일부 장면에서 박진감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파워 DVD 캡처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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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좌우로 펼쳐지는 파노라마 영상을 좋아했다. 이 영화는 애너모픽 렌즈를 사용하지 않아도 화상을 펼칠 수 있는 테크노스코프 방식으로 촬영했다.
이 작품은 서부극이지만 미국은 전혀 가보지도 않고 이탈리아 로마와 스페인의 마드리드, 알메이라에서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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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한 자' 투코로 나온 엘리 왈라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이 작품을 찍을 당시 영어를 못했다. 그래서 알도 지우프리는 더듬거리는 프랑스어로 그와 의사소통을 했다. 재미있는 것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클린트는 프랑스어는 물론이요 이탈리아어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레오네 감독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했는 지 모두들 궁금하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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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자' 금발머리 역을 맡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세르지오 레오네의 서부극 주인공은 대부분 이름이 없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은 그저 금발머리로 통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영화에서 항상 시가를 물고 있지만 그는 담배를 피울줄 몰랐다. 입고있는 청바지는 리바이스제, 망토는 레오네 감독의 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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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자' 세텐자 역의 리 반 클리프. 뱀눈에 매부리코가 특징인 그는 이 작품으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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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판 DVD는 미국 개봉시 잘려나간 25분을 복원해 177분 완전판으로 선보였다. 새로 추가된 장면은 비명을 감추기 위해 포로들의 연주가 울리는 가운데 투코가 고문을 당하는 부분과 투코가 친구들을 찾아간 장면 등이다.
당시 이탈리아 영화제작의 현실은 할리우드와 달리 스턴트맨의 개념이 없어서 배우들이 위험한 연기를 직접 해야 했다. 알도도 시체와 연결된 수갑줄을 끊기 위해 달리는 기차옆에 웅크리고 있는 위험천만한 장면을 직접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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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면은 남북전쟁당시 알콜 중독으로 군법회의에 회부된 남군의 시블리 장군의 에피소드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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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3인의 대결. 이 장면에서 쓰인 음악은 영화촬영전에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했다. 레오네 감독은 이 음악을 배경음악처럼 틀어놓고 이 장면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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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샷과 대조를 이루는 익스트림 클로즈업. '빠라빠라바~'로 대표되는 메인테마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늑대 울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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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2004/10/30 19:29 Posted by 울프팩

내게 서부극 보는 재미를 가르쳐 준 두 사람이 있다.
하나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또다른 하나는 배우 테렌스 힐이다.

둘 다 정통 서부극에서 비켜 선 스파게티 웨스턴 계열이지만 아메리칸 서부극이 줄 수 없는 재미를 줬다.
어린 시절에는 '하이 눈'의 진지함과 '역마차'의 웅장한 구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오로지 폼 나는 사내들의 끝내주는 총싸움만 보였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황야의 무법자' 3부작을 통해 서부극이 얼마나 폼 나는 장르인지를 알려줬고, 테렌스 힐은 '튜니티' 시리즈를 통해 서부극이 얼마나 웃기고 신나는 장르인지를 가르쳐줬다.
그런 느낌은 나만 가졌던 것은 아니었는지, 이후 미국 서부극도 구로자와 아키라의 사무라이 영화와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을 마구 섞은 잡탕밥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만든 '황야의 7인' '와일드 번치' '네바다 스미스' 등은 정말 재미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이번에 DVD가 나오기 전까지 레오네를 비롯해 자타 공히 레오네의 최고 걸작으로 꼽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년)를 국내에서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극장 개봉은 물론이요, TV방영 및 비디오 출시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이 작품에 '빨갱이 영화'라는 딱지가 붙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부극에 웬 빨갱이 타령일까 싶지만 실제로 이 영화에는 좌파적 색채가 짙고 그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편집 상영하거나 아예 상영을 못했다.

이 작품은 레오네 감독, 마르크스주의자였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공포물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등 3명이 모여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런 조합 자체도 대단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자본주의에 대한 냉소와 비판, 복수의 이야기는 갈채를 보내고 싶을 만큼 훌륭하다.

특히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엔리오 모리코네의 서정적인 선율, 특히 질의 테마는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
감독의 연출, 이야기, 배우들의 연기, 음악 등 모든 면에서 만점을 주고 싶을 만큼 훌륭한 걸작이다.

DVD는 편집된 미국 개봉판과 달리 2시간 45분의 오리지널판을 그대로 수록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은 68년 작품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훌륭한 화질을 자랑한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데 서라운드 효과는 뛰어나지 않지만 모리코네의 선율을 만끽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칭찬할 만한 것은 2장으로 구성된 부록.
베르톨루치 감독을 비롯해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까지 참여한 음성해설과 레오네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충실한 내용의 영상 자료들이 함께 들어있다.

<파워 DVD 캡처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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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건너편에 홀로 선 찰스 브론슨과 3명의 악당이 대치한 이 장면은 스타일리시 영상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명장면이다. 악당들이 입고 나온 롱코트는 바람에 흩날리며 스산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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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는 여기저기에 레오네가 영향을 받은 미국 정통 서부극의 흔적이 보인다. 세 악당이 철도역에서 주인공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이 장면은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하이 눈'에서 착안했다. 이 장면의 흑인배우는 미식축구선수 출신 우디 스트로드. 오른쪽 옆에 서 있는 인디언 여인은 우디의 실제 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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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페킨퍼와 레오네의 차이는 바로 총격전에 있다. 페킨퍼는 총격전을 슬로 모션으로 촬영해 싸움 그 자체에 치중하는 반면, 레오네는 총격전이 벌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지리할 정도로 유장하게 묘사해 긴장감을 높인 뒤 총격전은 순식간에 후다닥 끝내버린다. 그런 점은 구로자와 아키라와 비슷해 보인다.
주인공인 하모니카를 부는 총잡이로 나온 찰스 브론슨. 그는 이 작품과 프랑스에서 찍은 '빗 속의 방문객'에서 가장 멋있게 나왔다. 원래 그의 역할은 레오네 감독이 제임스 코번과 악당 역을 거절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도 제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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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네는 옆모습에서 시작해 돌아들어가며 얼굴 전체를 보여주는 샷을 좋아했다. 이런 방식은 인물에 대한 궁금증과 정체가 드러났을 때 놀라움을 주는 극적 효과를 부각시킨다.
아이까지 죽이는 잔혹한 악당으로 등장한 헨리 폰다. 개봉 당시 사람들은 'OK목장의 결투'의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 등 선한 이미지로 일관해온 폰다가 악역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이 또한 정의로움으로만 포장된 미국 서부극, 곧 미국 역사를 부정하고 싶었던 레오네 감독의 의도적인 캐스팅이다. 그가 서부극의 악역으로 나온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며 이후 테렌스 힐 주연의 '무숙자'에서도 악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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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네 감독이 가장 애착을 가졌던 장면.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질)가 역에 도착하는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엔니오 모리코네의 '질의 테마'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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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무대가 되는 플렉스톤 마을은 스페인의 알메이라 사막에 건설된 세트였다. 실제와 똑같은 마을 세트를 만드느라 '황야의 무법자'보다 더 많은 돈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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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미국 아리조나 사막의 모뉴먼트 밸리에서 찍었다. 이 장면은 존 웨인 주연의 '역마차'와 구도가 너무나 흡사하다. 레오네는 미국 서부극의 느낌을 주기 위해 이곳의 붉은 모래를 스페인의 알메이라 촬영지까지 퍼다 날랐다. 스페인의 알메이라는 누런 모래였기 때문. 디테일의 극치로 불렸던 레오네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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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네는 간접 화법을 즐겼다. 제이슨 로바즈가 연기한 케인이 탈주범이라는 사실을 대사로 밝히지 않고 술병을 들어올리는 수갑찬 손을 보여줘 관객들이 알게 만들었다. 이 장면은 로마의 시네치타 스튜디오에서 찍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장면이 미국 개봉시 삭제됐다는 점. 이유는 어이없게도 왼쪽에 보이는 술집 주인역의 라이오넬이 맥카시 리스트, 소위 빨갱이 명단에 오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라이오넬도 이것 때문에 열받아서 미국 국적을 버리고 유럽 국가에 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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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출신의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는 CC로 통하며 BB로 불리던 브리짓드 바르도와 함께 은막을 수놓은 이탈리아 스타였다. 국내에는 이탈리아 미인대회 출신인 그의 미모와 함께 커다란 가슴 때문에 유명했다. 레오네가 이 작품에 그를 캐스팅한 이유는 섹시함과 모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배우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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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다에게 일가족이 몰살당한 이 장면에 쓰인 체크무늬 테이블보는 레오네 감독이 소박함과 개척정신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가족주의를 상징하기 위해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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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디날레가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침대 천정보 사이로 내려다보는 이 장면은 낯이 익은 구도다. 레오네는 이 장면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그대로 옮겨놓았다. '...아메리카'에서는 로버트 드니로가 침대에 누워 있는 결말 부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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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디날레가 문으로 다가간다. 문을 연다. 열리는 문을 따라 카메라가 타고 넘어가 문 뒤에 서있는 로바즈를 보여준다. 이런 식의 회전 앵글은 레오네가 즐겨쓰는 수법이었다. 마치 관객이 문을 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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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네와 베르톨루치, 아르젠토는 자본주의의 탐욕스런 모습을 서부로 뻗어나가는 철도에 대입시켰다. 철도는 곧 돈과 권력의 상징이었다. 이들이 이 작품을 제작할 무렵인 68년 5월은 프랑스에서 5월 혁명이 일어나는 등 전세계에 걸쳐 마르크시즘의 열기가 뜨겁게 끓어오르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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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네의 영화에는 얼굴 클로즈업이 많다. 그것도 아주 극단의 클로즈업이다. 그는 극적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커다란 와이드 스크린을 가득 메우는 클로즈업을 즐겨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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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촬영에 4개월, 편집에 6개월이 걸렸다. 촬영보다 편집이 더 오래걸린 이유는 레오네의 완벽주의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찍은 모든 장면을 기억해 촬영 감독 및 편집자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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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네는 "영화의 40%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레오네는 이 작품의 경우 음악을 먼저 만들고 영화를 나중에 찍었다. 그는 모리코네의 음악에 맞춰 장면을 구상했으며 촬영장에서도 음악을 틀어놓고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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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디날레의 경우 모리코네가 가장 먼저 만든 '질의 테마'를 촬영 내내 들으며 장면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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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토록 공들인 보람도 없이 이 작품은 미국 시사때 '길고 느린 영화'라는 평을 들으며 완전히 실패했다. 그러나 파리에서는 무려 48개월 동안 상영되는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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