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엘튼 존 9

로켓맨(4K 블루레이)

덱스터 플레처 감독의 '로켓맨'(Rocketman, 2019년)은 여느 전기 영화와 다른 독특한 인물 영화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영국의 팝 가수 엘튼 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살아온 인생을 연대기 순으로 나열하는 전기 영화는 아니다. 엘튼 존의 외양보다는 그의 내면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 작품이다. 팝스타로서 엘튼 존은 삶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인기를 얻은 뒤 이를 감당하지 못해 안에서부터 무너지는 스타들이 더러 있는데 엘튼 존도 그런 경우였다. 어려서 엄격한 클래식 교육과 가부장적인 아버지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했던 그는 성공한 뒤 마치 억눌린 욕망을 폭발시키듯 제멋대로 삶을 살았다. 지독한 약물 중독과 알코올 중독, 폭식증에 빠진 동성애자였던 그는 망가져..

라이온 킹(4K)

디즈니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로저 알러스와 롭 민코프 감독의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년)이다. 이야기와 그림보다 음악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영화 성공 이후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며 황금빛으로 떠오르는 해와 함께 아프리카 말로 힘차게 터져 나오는 'Circle of Time'을 들으면 가슴이 벅차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스카가 야욕을 드러내는 장면에 흐르는 'Be Prepared'. 제레미 아이언스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합창이 더해지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음악들은 기사 작위를 받은 영국의 팝가수 엘튼 존이 작곡을 하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에비타' 등 록 뮤지컬에 빛나는 작사가 팀 라이스가 가사를 썼으며, 유명 영화음악가 ..

킹스맨 골든 서클(블루레이)

매튜 본 감독의 '킹스맨 골든 서클'(Kingsman: The Golden Circle, 2017년)은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나오기 힘들다는 영화계 속설에 부합하는 영화다. 매튜 본 감독의 특징은 만화적 상상력을 재기발랄한 영상으로 구현하는데 있다. 전편에서는 이를 재치있는 이야기와 조화를 이루는 스타일리시한 영상으로 만들어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내용은 킹스맨 아지트를 공격한 악당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 벌어지는 모험을 다뤘다. 킹스맨을 없애려고 시도한 악당은 온 세상에 마약을 퍼뜨리기 위해 마약 합법화를 주장하는 여성이다. 그에 맞서 킹스맨은 변함없이 기발한 무기로 무장한채 악당의 본거지를 공격한다. 악당의 활동 무대가 미국이다보니 자연스럽게 킹스맨의 배경 또..

엘튼 존 60 라이브 앳 매디슨스퀘어 가든(블루레이)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날이면 듣기 좋은 노래가 엘튼 존의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이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말하지, 오늘 비가 올 것 같다고'(wise men say, it looks like rain today...)로 시작하는 노래는 '우리는 모두 때때로 사랑에 빠지네'(we all fall in love sometimes)로 마무리된다. 이 노래가 수록된 음반은 명반으로 꼽히는 '캡틴 판타스틱 앤 브라운 더트 카우보이' 앨범이다 재킷을 양면으로 쫙 펼칠 수 있게 제작된 이 LP 음반은 만화같기도 하고, 딥 퍼플의 음반 'April' 커버로 쓰여 유명한 네델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커버가 인상적이다. 이 음반에서 가장 자주 들었던 곡이..

토니 베넷: 아메리칸 라이브 클래식(블루레이)

지난해 90세 생일을 넘긴 토니 베넷은 미국의 전설적인 대중 가수다. 초창기에 재즈로 시작해 자신이 좋아했고 나중에 절친이 된 프랭크 시나트라 같은 팝 스타일로 바꿨다. 대표곡은 너무나 유명한 'I Left to My Heart in San Francisco'로, 그의 상징같은 노래다. '아메리칸 라이브 클래식'(an american classic, 2006년)은 그가 2006년 80세 생일을 맞아 미국 공영방송(PBS)과 함께 LA의 빌리 크리스탈홀에서 진행한 42분 분량의 TV쇼다. 하지만 호화찬란한 참가자들을 보면 단순히 TV쇼라고 무시할 게 아니다. 감독은 '시카고' '게이샤의 추억' 등 유명 영화를 만든 롭 마샬이 맡았고 로버트 드니로,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 존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