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엠마누엘 루베즈키 2

이 투 마마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재기발랄한 영화 '이 투 마마'(Y Tu Mama Tambien, 2001년)는 십대들의 성장담을 그린 청춘물이다. 두 친구가 사촌의 아내인 매력적인 여성과 함께 바다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또래 아이들이 그렇듯 두 친구의 머릿속에는 온통 여자, 그것도 잠자리에 대한 생각 뿐이다. 여기에 바람피운 남편에 대한 원망 때문에 충동적으로 길을 떠난 여인은 아이들의 일탈을 돕는다. 로드무비 형식을 띤 이들의 여정은 참으로 파격적이다. 차 속에서 세 사람이 나누는 직설적인 성에 대한 대화도 그렇고, 호텔 방에서 털어놓는 황당한 성적 일탈에 대한 고백도 충격적이다. 급기야 세 사람은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하나가 된다. 참고로 제목은 '너의 엄마도...'란 뜻이다. 두 친구 중 하나가 ..

트리 오브 라이프 (블루레이)

테렌스 멜릭 감독의 '트리 오브 라이프'(The Tree of Life, 2011년)는 한 편의 추상화 같은 영화다. 분절되고 단락된 이미지의 나열,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신을 향해 인간의 구원을 갈구하는 거대 담론으로 묶인 추상화다. 내용은 잭(숀 펜)이 어린 시절을 더듬으며 엄격했던 아버지(브래드 피트)와 빚은 갈등, 어머니(제시카 차스테인)에 대한 그리움, 일찍 세상을 뜬 형제에 대한 기억들이 고통스럽게 소용돌이치는 이야기다. 멜릭 감독은 이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신에게 구원을 바라는 인간 존재에 대한 실존주의적 질문을 던진다. 그만큼 이 작품은 깊은 사색을 통해 해답을 찾으려는 구도자에게는 복음서처럼 다가오겠지만, 이야기의 힘을 믿는 스토리텔러들에게는 갈 곳 잃은 이미지들이 방황하는 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