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외계인 8

프로메테우스 (블루레이)

예전에 본 '에이리언'은 온통 충격 덩어리였다. 사람의 몸 속에서 부화해 살을 찢고 나오는 외계 생명체는 어떤 괴물보다도 무시무시한 공포를 안겨줬다. 그 작품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무서운 에이리언과 더불어 기괴한 형태의 존재였다. 에이리언이 처음 발견된 어느 혹성에 마치 의자에 앉아 천체망원경을 바라보는 듯한 거대한 형상. 에이리언을 창조한 위대한 디자이너 HR기거의 작품인 스페이스 자키라는 이 형상은 사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에이리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고민할 때 영감을 준 그림이다. 1편은 이 형상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궁금증만 남긴 채 끝났다. 그로부터 30년이 넘어 리들리 스콧 감독은 그 답을 갖고 돌아 왔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2012년)는 에이리언 시리즈의..

인베이젼

1956년에 나온 돈 시겔 감독의 '신체강탈자의 침입'은 외계인의 공포를 다룬 훌륭한 B급영화였다. 우리가 익히 아는 ET같은 괴상한 생명체나 괴물이 아닌 사람의 모습과 식물의 씨앗이라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알 수 없는 공포를 다룸으로써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잭 피니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의 성공 이후 필립 카우프만과 아벨 페라라도 리메이크를 했고, 2007년 올리버 히르비겔 감독이 '인베이젼'(The Invasion, 2007년)이라는 제목으로 3번째 리메이크를 했다. 이 작품은 외계 생명체가 바이러스로 돌변해 인간의 몸 속에 침투해 사람의 성격을 바꿔놓는 내용이다. 즉 몸은 그대로지만 속은 어제와 다른 성격을 지닌 완전 새로운 존재로 돌변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앞의..

노잉 (블루레이)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노잉'(Knowing, 2009년)은 블루레이 애호가들 사이에 화질이 뛰어난 작품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블루레이를 구해서 봤는데...뛰어난 화질 외에는 볼 게 없었다. 이 작품은 지구의 최후를 예언한 숫자의 비밀을 푸는 과학자(니콜라스 케이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인류가 피할 수 없는 대재앙, 정체불명의 숫자로 된 미스터리, 미지의 외계인 등장 등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들이 다양하게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밋밋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반면 블루레이의 화질은 감탄이 나올 만큼 뛰어나다. 마치 물로 씻은 듯 말끔하고 깨끗한 영상과 물감을 바른듯 너무나 선명한 색상은 마치 환상을 보는 것처럼 경이롭다. 그렇지만 이런 화질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 싱거운 이야기가 문제다. 태양계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