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월터 힐 3

겟어웨이 (블루레이)

폭력 미학의 거장 샘 페킨파 감독의 '겟어웨이'(The Getaway, 1972년)를 처음 본 것은 TV에서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주말의 명화 시간에 방영해 준 이 작품을 보고 샘 페킨파 감독에게 홀딱 반했다. 워낙 스티브 맥퀸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당시로선 화끈한 액션과 흥미진진한 이야기 덕에 흠뻑 빠져들었다. 샘 페킨파 감독의 매력은 폭력에 대한 집착에 있다. 그의 폭력은 선악이나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주인공이든 악당이든 가리지 않고 무자비한 폭력을 거침없이 휘두르며, 여성도 봐주지 않고 때리거나 총앞에 방패막이로 내세우기도 한다. 특히 그의 폭력 묘사는 죽음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을 슬로 모션으로 세세하게 보여줘 폭력의 잔혹성과 광기를 거침없이 드러낸다. 과거 정통 서부..

스트리트 오브 화이어

다이안 레인은 1980년대 소피 마르소, 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와 함께 아주 있기 있는 아이돌 스타였다. '스크린'이나 '로드쇼' 같은 영화잡지 표지는 물론이고 코팅 책받침 등으로 꽤나 팔려 나갔다. 그 중에서 다이안 레인의 매력이 빛난 작품이 바로 월터 힐 감독의 '스트리트 오브 화이어'(Strees of Fire, 1984년)다. 다이안 레인이 가수로 나온 이 작품은 록음악과 모터사이클, 총싸움, 거기에 전형적인 마초 주인공까지 당시 열혈청년들이 좋아할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 내용은 공연장에 무지한 갱들이 들이닥쳐 여가수를 납치해 달아나자, 정의의 주인공이 구출하는 이야기다. 단순한 줄거리의 영화를 매력적인 작품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바로 월터 힐 감독이다. 샘 페킨파 감독의 '겟어웨이' 각본을 쓴..

롱라이더스

월터 힐(Walter Hill) 감독의 '롱라이더스'(The Long Riders, 1980년)는 샘 페킨파 감독의 폭력미학 계보를 잇는 서부극이다. 격렬한 총격전과 죽음의 순간을 '와일드 번치'처럼 슬로 모션으로 처리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 내용은 미국의 남북전쟁 직후 은행을 털고 열차를 습격해 미주리주를 떠들썩하게 만든 제시 제임스(Jesse James)와 영거 형제 일당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그다지 이야기의 짜임새가 튼실하지 못하고 엉성한 편이어서 다소 맥이 빠지지만 가끔씩 나오는 총격 장면만큼은 훌륭하다. 특히 후반부 제시 제임스와 영거 형제가 은행을 털다가 습격을 받는 장면은 빠른 편집과 슬로 모션의 적절한 안배로 샘 페킨파 감독의 작품을 다시 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보다 10여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