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생소한 감독 파벨 파블리코프스키(Pawel Pawlikowski) 감독이 만든 영화 '이다'(Ida, 2013년)는 특이한 작품이다. 우선 독특한 형식이 눈길을 끈다. 2000년대 영화이지만 고전 영화처럼 4 대 3 풀 스크린 포맷의 흑백으로 만들었다. 이런 방식이 시대에 뒤처진 것 같지만 이 작품에서는 독특한 미적 감각을 발휘한 차별화 요소가 됐다. 여백의 미를 살린 아름다운 흑백 영상 영화의 어두운 배경과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흑백 영상이 강렬하게 부각하는 작용을 했다. 영상의 구성도 재미있다. 여백을 충분하게 살린 흑백 영상은 마치 동양화를 보는 것 같다. 하늘과 숲, 눈 덮인 벌판 등으로 꽉 들어찬 배경은 공간을 가득 메우면서도 마치 비어 있는 듯한 효과를 준다. 그 여백은 고즈넉한 사색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