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기 팝 3

벨벳 골드마인(블루레이)

토드 헤인즈 감독의 '벨벳 골드마인'(Velvet Goldmine, 1998년)은 글램록을 위한 송가다. 글램록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아니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글램록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영화다. 내용은 어느 기자가 1970년대 공연 도중 총을 맞은 글램록 스타의 이야기를 취재하는 과정을 다뤘다. 기자가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 글램록이 무엇인지 실체를 보여준다. 1970년대 시작된 글램록은 요란한 화장이나 화려한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남자 가수들도 여성들처럼 화장을 하고 반짝이 의상이나 강렬한 원색 의상을 입었다. 그러면서 무대 위에서 거침없고 도발적인 행동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가사 또한 자유분방하고 반항적인 내용들을 담았다. 특히 그들은 동성애나 양..

아리조나 드림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아리조나 드림'(Arizona dream, 1993년)은 몽환적인 영화다. 언뜻보면 아리조나 사막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알 수 없는 부조리로 가득찬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우리가 못다이룬 꿈에 대한 회한이 스며있다. 사막의 한 가운데 모인 남녀는 나이를 불문하고 각자의 꿈을 꾼다. 세상을 날고, 알래스카에서 넙치를 잡고 그리고 죽는 것 까지 그들에게는 모두 꿈이다. 그들은 꿈을 꿈으로 끝나게 하지 않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한다. 쿠스트리차 감독이 몽환적인 영상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결국 꿈을 버리지 말라는 것. 사람은 나이를 불문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때 기대에 부풀어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끝이 모두 행복할까. 쿠스트리차 감독은 자살로 생을..

커피와 담배

짐 자무쉬 감독의 '커피와 담배'(Coffee and Cigarettes, 2003년)는 진한 커피 향과 담배 냄새가 가득 배어있는 작품이다. 1986년부터 17년 동안 틈틈히 만든 11개의 단편을 묶어놓은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커피와 담배를 피우며 나누는 사람들의 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시종일관 영화는 좁은 테이블 위에 커피잔을 올려놓고 담배를 마주 피우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로만 진행된다. 어떤 사건이나 변화없이 한정된 공간에서 대사에만 의존해 영화가 진행되다보니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특히 커피와 담배를 싫어한다면 이 영화와 함께 호흡하기 힘들다. 커피와 담배를 매개로 사람들의 일상을 심드렁하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홍상수 감독의 영화스타일과 닮았다. 다만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틀리다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