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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2/01 파란 대문 by 울프팩 (10)
볼 만한 DVD2005/12/01 23:28 Posted by 울프팩

김기덕 감독의 세 번째 영화 '파란 대문'(1998년)은 6번째 만든 '나쁜 남자'의 전주곡 같은 작품이다.

도시에서 바닷가 마을의 여인숙으로 흘러든 창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는 여러 모로 '나쁜 남자'를 연상케 한다.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그림을 그리는 창녀와 그를 좋아하면서도 폭력을 휘두르고 갈취하는 양아치, 또다른 현실과의 타협 등 심지어 소품으로 등장하는 에곤 쉴레의 그림까지 여러 가지 상황이 '나쁜 남자'와 흡사하다.

다만 '나쁜 남자'가 여성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적인 결론으로 가슴을 아리게 했다면 '파란 대문'은 내면으로는 복잡한 관계지만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가족의 단란한 모습으로 막을 내리는 해피 엔딩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마도 '파란 대문'의 결론이 김기덕 감독의 희망이었다면 '나쁜 남자'는 김 감독이 직시한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여성을 매춘부로 여긴다는 김 감독에 대한 혹독한 비난의 단초가 아마도 이 작품부터 싹튼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독특한 김 감독의 시각을 느낄 수 있는 앵글과 잔잔한 음악, 나름대로 개성이 잘 살아난 배역 등이 마음에 들어 괜찮게 본 작품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초반에는 지글거리고 색감이 탁하며 세로줄과 잡티도 자주 보인다.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대사 전달에 머무는 정도.

<파워 DVD 캡처 샷>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을 그리는 창녀 진아(이지은)가 들고 다니는 그림은 에곤 쉴레의 'Standing Nude Girl'이다. '나쁜 남자'에서도 여주인공이 아끼는 쉴레의 화집에서 저 그림을 찢는 장면이 나온다. 김 감독의 여주인공에 대한 연상이 저 그림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된게 아닐까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겉보기에는 여느 집 아침 식사와 다를 바 없는 풍경.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어머니는 창녀를 불러들여 매매춘을 하고 아버지와 아들은 겸상을 한 창녀와 묘한 인연을 맺게 되며, 창녀를 미워한 딸은 결국 그와 친구가 돼 역할을 바꾸는 지경에 까지 이른다. 마치 물 위에 떠있는 백조처럼 겉보기에는 평온하지만 내면에는 복잡다단한 인간관계가 펼쳐진다.
'코르셋'에서 거꾸로 살을 찌워 데뷔한 이혜은은 이 작품에서 통통한 여대생으로 등장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풍경도 낯이 익다. '나쁜 남자'에서 여주인공이 찾아가는 바닷가 장면에 그대로 등장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항상 직접 만든 소품을 작품에 꼭 등장시키는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손수 그린 초상화를 사용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희망이었을까, 두려움이었을까. 약간은 판타지 냄새가 풍기는 결론은 지극히 평화롭다. '나쁜 남자'와 사뭇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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