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 2 차 세계대전 10

쉰들러리스트 (4K 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 1993년)에 대한 평 중에 한 달 전 작고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짧은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매일 도둑의 손수레를 검사하는 경비원이 있다. 경비원은 도둑이 훔쳐가는 게 뭔지 알아낼 수가 없다. 도둑이 훔치는 건 손수레다. 유대인들은 쉰들러의 손수레다." 촌철살인, 그야말로 이 영화의 의미를 몇 개의 문장에 함축적으로 잘 담아냈다. 이 작품은 나치당원이면서 독일인 사업가였던 오스카 쉰들러가 수용소에 갇힌 수많은 유대인들을 살려낸 실화다. 쉰들러는 나치 군인들에게 뇌물을 써서 유대인들을 자신의 공장 직공으로 빼돌려 목숨을 구했다. 물론 그가 세운 냄비와 군수공장은 제대로 돌아갈 리 없었다. 비록 공장은 망했지만 그는 ..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블루레이)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는 THQ에서 2006년에 만든 유명한 실시간 모의전략 게임이다. 제 2 차 세계대전 때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노르만디 상륙작전을 배경으로 연합군의 활약을 다뤘다. 이용자는 미 101공수사단이나 제 29 보병사단 중 한 쪽의 중대를 선택해 독일군을 물리쳐야 한다. 돈 마이클 폴 감독의 동명 영화(Company of Heroes, 2013년)는 게임의 인기를 등에 업고 등장한 작품이다. 하지만 내용은 게임과 전혀 상관없는 동떨어진 이야기다. 오히려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실소를 자아내 게임에 먹칠을 할 뿐이다. 영화는 독일군이 개발한 비밀무기를 미군, 구 소련군, 영국군 등으로 구성된 무리들이 탈취하고 나치 독일의 음모를 제거하는 내용이다. 황당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은, 불과 너댓 명..

스탈린그라드 (블루레이)

어떻게 표현해도 비극적일 수 밖에 없는 소재가 있다. 제 2 차 세계대전 때 독·소 격전지였던 스탈린그라드가 그런 소재다. 모든 전쟁이 비극일 수 밖에 없지만, 스탈린그라드는 특히 군인, 민간인 가리지 않고 유례없이 많은 사상자를 내서 더 비극적이다. 히틀러는 제 2 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뒤 1941년 6월 불가침조약을 맺은 당시 소련을 느닷없이 침공했다. 비운의 전장 스탈린그라드 초반에는 나치 독일이 승승장구했으나 첫 번째 겨울을 맞으면서 끔찍한 동장군과 진흙탕에 갇혀 예봉이 꺾었다. 이에 히틀러는 소련의 에너지원인 카프카스 유전지대를 노리고 병력을 집중했다. 폰 클라이스트 대장이 이끄는 독일 제 1 기갑군은 장기인 전격전을 발휘해 파죽지세로 치고 나가 마이코프 유전지대를 점령했다. 여기서 오만해진 히..

씬 레드 라인 (블루레이)

호주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솔로몬 군도는 1,0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졌다. 이 중에서 큰 편에 속하는 섬이 6개 있는데, 과달카날도 그 중 하나다. 과달카날은 길이 140km, 폭 48km 정도의 섬으로, 제주도의 3.5배 크기다. 스페인의 페루 총독이 서쪽으로 가면 황금도시가 있다는 소문을 쫓아 조카인 알바르도 데 멘다나를 보내 발견한 섬인데, 멘다나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고향 지명을 따서 섬 이름을 명명했다고 한다. 이름도 생소한 이 곳이 제 2 차 세계대전때 태평양 전투의 승패를 가른 분수령이 됐다. 태평양 전역에서 보면 작은 섬이지만 이 섬을 장악하면 호주는 물론이고 솔로몬 해역과 멀리 필리핀 제공권까지 넘볼 수 있게 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이를 알아본 일본군은 1942년 7월, 재..

패튼대전차군단 (블루레이)

제 2 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미 장군 중에서 아이젠하워, 맥아더와 더불어 유명한 사람이 조지 패튼이다. 워낙 괄괄한 성격과 기인에 가까운 독특한 행동 때문에 갖가지 일화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휘발유 있는 한 전진하라'는 말로 유명한 패튼 장군은 1885년에 태어나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제 1 차 세계대전 때 미군 최초의 기갑부대 지휘관으로 참전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서 그는 나치 독일의 롬멜 장군처럼 기동전의 신봉자가 됐다. 제 2 차 세계대전때 제 7 군 사령관, 제 3 군 사령관 등을 지내며 시칠리아 상륙, 발지전투 등에서 눈부신 활약을 했다. 전후 대장으로 진급해 독일 주둔 바바리아주 군정장관을 지냈으나 1945년 교통사고로 60세 나이에 세상을 떴다. 전공도 전공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