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로스 감독의 '씨비스킷'(Seabiscuit, 2003년)은 삶이 힘들거나 괴로울때 보면 힘이 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1930년대 미국을 들끓게 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얻은 것보다 잃은게 더 많은 루저(Loser)들의 패자부활전을 다룸으로서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준다.
2000년 출간된 로라 힐렌브랜드의 실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경마를 소재로 다뤘다.
그런데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삶의 실패자들이다.
마주인 찰스는 비록 부자이지만 사고로 하나뿐인 아들을 잃고 부인에게 이혼까지 당한 뒤 그저 삶이 쓸쓸할 뿐이다.
그에게 경주마 조련사로 발탁된 노인 톰은 자동차가 달리는 시대에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진 카우보이다.
기수인 '레드' 폴라드는 힘든 성장기를 보낸 뒤 한 쪽 눈마저 실명하고 기수로서 낙제인생을 살아간다.
심지어 주인공인 말 '씨비스킷'마저도 태생적으로 경주마가 되기 힘든 조건으로 태어나 혹독하게 다뤄지며 고달픈 삶을 사는 짐승이다.
이들이 한 팀을 이뤄 지금까지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부로 꼽히는 시합에서 승리하며 미국인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이야기는 가슴 벅찬 감동에 목이 메이게 만든다.
여기에 경마의 박진감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존 슈왈츠먼의 뛰어난 촬영과 랜디 뉴먼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음악이 더해져 이 작품을 손에 꼽을 만한 명작으로 만들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는 내용에 어울리게 화질도 훌륭하다.
빛이 나는 듯한 뛰어난 발색과 윤곽선이 또렷하고 흠잡을 데 없는 영상은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또한 서라운드 효과가 뛰어나고 저음의 박진감이 대단해 경마의 박력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파워 DVD 캡처 샷>
이 영화는 미국 국민의 4분의 1(25%)이 실업자로 살아가던 1920년대 미국의 경제공황기의 끝을 다루고 있다. 우리네 삶 또한 요즘 실업자가 늘고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그런지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씨비스킷을 탔던 기수 '레드' 폴라드 역은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가 맡았다. 토비의 장점은 어리숙해 보이는 인상이다.
레드 폴라드는 경제공황기 시절 부모가 목장주에게 팔고 떠난뒤 힘든 성장기를 보냈다. 생계를 위해 권투를 하다 한쪽 눈을 실명한 그는 기수로서는 사실 실격이었다.
그런 레드와 씨비스킷을 팀으로 발탁한 사람은 퇴역 카우보이 톰이었다. 이유를 묻는 마주 찰스에게 톰이 말한다.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남은 인생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인내심을 갖고 팀을 이끈 마주 찰스를 연기한 제프 브리짓스.
씨비스킷은 위대한 경주마의 후손이지만 태생적으로 경주마가 되기 힘든 체구를 갖고 태어났다. 보통 어깨높이까지를 말하는 키가 152cm에 불과했으며 다리가 휘어있어 제대로 뛰기 힘들었다. 다만 지기 싫어하는 승부 근성하나만큼은 다른 경주마들을 앞질렀다.
경마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존 슈왈츠먼의 촬영. 그는 부감, 클로즈업, 핸드헬드 등 다양한 영상을 섞어 박진감 넘치는 경마장면을 만들었다.
1930년대 미국인들의 스포츠는 야구, 권투 그리고 경마였다. 미국은 경마를 금지했다가 10여년의 경제공황기를 거치면서 부족한 국고를 메우기 위해 경마를 허용했다.
이토록 기수를 바짝 촬영한 클로즈업은 움직이는 모형 말을 만들어 촬영했다.
1938년 신문에 가장 많이 난 기사 소재는 '씨비스킷'이었다. 2위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3위는 아돌프 히틀러였다.
특히 그해 씨비스킷이 백전백승의 명마 워애드미럴과 1 대 1로 펼친 경주는 지금까지 미국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승부로 꼽힌다.
존 슈왈츠먼은 시속 71Km로 달리는 경마의 박진감을 역동적인 카메라로 잘 살렸다.
기수 레드는 체중을 51kg 이하로 줄이기 위해 촌충까지 삼켰다고. 그러나 낙마 사고로 다리가 산산조각나 말을 탈 수 없게 된다. 위대한 씨비스킷 또한 인대가 끊어져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판정을 받는다.
진짜 감동적인 스토리는 여기서 시작된다. 말과 기수 모두 다리를 쓸 수 없게됐으나 레드는 인내심과 불굴의 의지로 씨비스킷을 살살 훈련시켜 다시 뛸 수 있도록 만든다.
영화는 부목을 댄 레드가 자칫하면 평생 걷지 못하는 불구가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슴이 부서지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씨비스킷을 타고 가슴벅찬 승리를 거두며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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