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천옌시 2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블루레이)

대만의 구파도(九把刀) 감독이 만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那些年, 我們一起追的女孩, 2011년)는 고교 시절 첫사랑에 대한 감독의 고백 같은 영화다. 실제로 구파도 감독은 고교 시절 좋아했던 소녀를 잊지 못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 실제 좋아했던 소녀의 이름이 실명 그대로 영화 속 여주인공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는 2005년 고교 시절 사랑했던 연인의 결혼식에 다녀온 뒤 옛 기억을 더듬어 2006년 아픈 사랑 이야기를 소설로 펴냈다. 이후 영화 제작을 꾀했으나 마땅한 제작사와 감독을 찾지 못해 2010년 직접 만들었다. 그는 연출뿐만 아니라 대본도 쓰고 제작까지 맡았다. 한 번도 영화를 만든 적이 없는 풋내기에게 어떤 제작사도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용감한 제작자와 감독이 사비를 ..

청설(블루레이)

대만의 여성 감독 청펀펀이 만든 '청설'(聽說, 2009)은 '듣고 말한다'는 뜻이다. 대화라는 제목을 굳이 저렇게 풀어서 강조한 것은 등장인물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배달을 하는 티엔커(펑위옌)는 우연히 수영장에 배달을 갔다가 한 여성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티엔커가 반한 양양(진의함)은 혼자서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장애인 올림픽에 수영선수로 나가기 위해 훈련하는 언니 샤오펑(천옌시)을 뒷바라지한다. 그런데 양양은 보통 사람처럼 말하지 않는다. 청각장애인 샤오펑과 마찬가지로 손말, 즉 수화를 사용한다. 그때부터 티엔커와 양양은 수화로 사랑을 속삭인다. 수화에서 손으로 귀를 가리키면 듣는 것, 입을 가리키면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그들은 손으로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