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최무성 2

4등(블루레이)

한때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광고 문구가 유행한 적이 있다.그만큼 1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문구이지만 1등에 무섭도록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2등도 그럴진대, 하물며 4등은 말할 필요도 없다.특히 등수가 곧 미래요, 운명인 운동선수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정지우 감독의 영화 '4등'(2015년)은 제목 그대로 4등이 최고 등수인 어린 수영선수의 이야기다.초등학교 5학년생인 주인공 준호(유재상)는 열심히 수영 연습을 하지만 대회 성적이 늘 4등에 머문다. 수영에 소질이 있고 곧잘 하는데도 성적이 늘지 않자 엄마는 잘 가르치는 코치를 수소문해 아이를 맡긴다.한때 한국 기록을 수시로 갈아치울 만큼 주목받는 국가대표였던 수영코치 광수(박해준)는 국가대표 감독의 체..

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의 '연애의 온도'는 그만그만한 사랑 이야기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어줍잖은 일로 다투다가 헤어져 다시 만나는, 일상적인 연애의 과정을 되풀이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과정이 치열하다는 점. 육두문자를 날리고 서로의 선물을 때려부수며 사랑이 증오로 변해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날 것 그대로의 연애'라고 했지만 다른 말로 하면 흔한 연애다. 이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음직한 이야기는 그만큼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반면, 굳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돈내고 봐야 할 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노 감독은 직장 커플인 주인공들의 주변 사람 이야기와 캐릭터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에 덧칠을 했다. 은행 다니는 사람들이 보면 불쾌하..

영화 2013.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