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케네디 3

마리아 칼라스: 내밀한 열정의 고백

앤 에드워드(Anne Edwards)가 쓴 '마리아 칼라스: 내밀한 열정의 고백'(Maria Callas: An Intimate Biography, 해냄)은 위대한 평전의 전범을 보여주는 저서다. 2005년 국내에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나온 지 17년 된 오래된 책이다. 읽으려고 책방 한쪽에 쌓아놨던 책 더미에서 오랜만에 꺼냈는데,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해서 순식간에 읽었고 내용이 너무 좋아 글을 남기고 싶었다. 저자인 앤 에드워드는 '캐서린 햅번: 빼어난 여성' '다이애나비와 그녀의 인생' '모나코의 그리말디스' 등 숱한 여성의 전기를 써내서 평전의 여왕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인물 평전의 뛰어난 걸작 퓰리처상 후보에 두 번이나 오를 만큼 그의 저서는 꼼꼼한 사실 기록과 다각도의 취..

2022.08.13

돌아오지 않는 강 (블루레이)

오토 프레밍거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강'(River of No Return, 1954년)은 섹시 심벌 마릴린 먼로가 나오는 이색 서부극이다. 왠지 서부극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먼로가 술집을 떠도는 가수 역으로 등장해 극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야기는 배신과 복수, 돈과 여인이 얽히는 정통 서부극의 본류를 충실히 따른다. 진짜인지 아닌 지 영화는 끝까지 설명을 하지 않지만 금광 소유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도박꾼은 여인과 자신을 구해준 은인마저 배신하고 저 혼자 잘 살자고 떠나간다. 이를 주인공이 여인과 함께 찾아가서 혼내주는 내용이다. 액션도 정통 서부극처럼 우직하다. 스파게티웨스턴이나 요즘 액션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싱거울 수 있지만 억센 팔뚝 하나에 의지해 그레코로망형 레슬링을 하듯 엎치락 뒤..

뜨거운 것이 좋아 (블루레이)

빌리 와일더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 1959년)은 무려 53년전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재미있다. 두 명의 악사가 갱단의 살인현장을 목격한 뒤 쫓기면서 살아남기 위해 여장을 하고 여성밴드에 들어가 벌이는 소동을 다뤘다. 스토리를 따라 흘러가며 엎치락 뒤치락 벌어지는 소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스크루볼 코미디인 이 작품은 2000년 미국영화연구소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코미디 100편 가운데 1위를 했다. 그만큼 각본까지 쓴 빌리 와일더 감독의 연출이 훌륭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인 존재는 마릴린 먼로다. 당시 먼로는 세 번째 남편인 극작가 아더 밀러와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다. 여기에 로렌스 올리비에와 촬영한 전작인 '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