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케빈 베이컨 7

어 퓨 굿 맨 (4K 블루레이)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의 해외 기지에서 해병대원이 살해당한다.용의자는 두 명의 선임병들이다. 평소 훈련에 뒤쳐져 골칫덩이였던 후임병을 과하게 혼내주다가 탈이 났다.코드 레드(code red)였다. 우리는 군대에서 얼차려라고 부르는 기합을 미군들은 코드 레드라고 부른다.우리 군대에서도 병사들 간에 가혹행위를 금지하지만 미군도 코드 레드를 금지한다. 그런데도 코드 레드가 필요하다고 보는 지휘관은 이런 행위를 묵인하거나 심지어 지시하기도 한다.관타나모 기지의 해병 부대장도 코드 레드를 지시했다. 하지만 전도유망한 이 지휘관은 옷을 벗을 수도 있는 중대한 범죄를 감추기 위해 병사들에게 살인죄를 덮어 씌운다.졸지에 살인범이 된 두 사병을 변호하기 위해 변호 경력이 일천한 해군 법무관이 선임된다. 그러나 평소 ..

블랙 매스 (블루레이)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은 중범죄자 리스트를 따로 관리한다.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처럼 주로 범죄계 거물들이 오른다. 과거 오사마 빈 라덴은 죽기 전에 이 리스트에서 1위였다. 두 번째는 미국 갱단 두목 제임스 화이트 벌저였다. 벌저는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미국에서 어느 정도 나이든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범죄 거물로, 과거 알 카포네 만큼이나 유명한 존재다. 아일랜드계 이민자의 후손인 벌저는 1970,80년대 윈터힐이라는 갱단을 만들어 보스턴에서 밤의 제왕처럼 군림했다. 각종 청부 폭력은 물론이고 마약 밀매, 도박, 사채업 등으로 돈을 번 그는 19명을 죽인 혐의로 수배 대상에 올랐다. 그런데도 그는 무려 16년이나 도망 다녔다. 그것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산 속으로 숨어 다닌 것이 아니라..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블루레이)

매튜 본 감독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X-men : First Class, 2011년)는 괴물들의 대결로만 치닫던 엑스맨 시리즈를 제대로 된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다.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기이한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이 어떻게 뭉쳐서 서로 싸움을 벌이게 됐는 지를 설득력있는 이야기와 구성으로 진지하게 보여준다. 단순 아이들의 만화같던 내용이 이 작품들어 비로서 드라마의 틀을 갖춘 느낌이다. 특히 1960년대 냉전시대의 상징인 쿠바 미사일 위기라는 역사적 사실을 꿰어맞춰 개연성을 부여한 점도 돋보였다. 물론 돌연변이들의 괴상한 능력이 주요 볼거리를 이루지만 제 2 차 세계대전부터 이어지는 시대적 흐름을 그럴듯하게 엮어서 주요 캐릭터의 배경을 윤택하게 만든 점은 그만큼 드라마의 완성도를 ..

아폴로 13(블루레이)

때로는 실패가 주는 감동이 승리의 기쁨보다 더 클 때가 있다. 론 하워드(Ron Howard) 감독의 '아폴로 13'(Apollo 13, 1995년)은 바로 실패의 드라마를 이야기한다. 미국의 달 착륙 계획인 아폴로 프로젝트에 따라 13번째 발사된 우주선은 중간에 고장이 나서 달에 가지 못했다. 달은 고사하고 3명의 우주비행사는 졸지에 우주 미아가 돼서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운명에 처했다. 그때부터 우주선에 탑승한 사람들과 지구에 남은 사람들이 지혜와 마음을 합쳐 귀한 작전을 펼친다. 생사기로에서 벌이는 그들의 귀환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론 하워드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적당한 드라마를 가미해 이야기를 윤기 있게 만들었다. 특히 검은색 일색인 우주와 한정된 공간인 우주선을 무대로 이야기를..

인 더 컷

맥 라이언이 전라로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제인 캠피온 감독의 '인 더 컷'(In The Cut, 2003년)은 생각만큼 야한 작품은 아니다. 물론 수잔나 무어의 에로틱 스릴러 소설이 원작인 만큼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원초적 본능'이나 틴토 브라스 감독 시리즈를 생각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다. 그래도 맥 라이언의 색다른 변신과 제인 캠피온 감독 특유의 무서운 집중력이 힘을 발휘한 작품이다. 영화는 어느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와 여교사 사이에 싹트는 사랑을 다루고 있다. '피아노' 등 제인 캠피온 영화가 그렇듯 특유의 내상(트라우마)을 안고 있는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미국에서는 스릴러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평론가들이 혹평을 퍼부었지만 그렇게까지 실망스런 작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