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영화팬들은 남과 여라면 클로드 를루슈 감독이 1966년에 만든 걸작 '남과 여'(A Man And A Woman)를 우선 떠올린다. 무려 60여 년 전 작품인데 지금 다시 봐도 아름다운 영상과 아련한 음악이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명작이다. 이윤기 감독도 를루슈 감독의 작품을 의식하고 '남과 여'(2015년)를 만들지 않았을까.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다룬 점은 두 작품이 비슷하지만 기본적인 설정이 다르다. 클로드 를루슈와 이윤기의 '남과 여' 를루슈 감독의 작품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사는 남녀이지만 홀아비와 미망인이어서 심리적 제약은 없다. 반면 이윤기 감독의 작품 속 주인공들은 지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각 유부남 유부녀여서 물리적으로 뛰어넘을 수 없는 커다란 심리적 제약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