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4

벤허 (블루레이)

'벤허'하면 많은 사람들이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1959년에 만든 찰튼 헤스톤 주연의 영화를 떠올린다. 그만큼 1959년작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따라서 이후 만든 작품들은 아무래도 1959년작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2016년에 만든 '벤허'(Ben-Hur)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오랜만에 재탄생하는 대작이라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지만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1959년작을 본 사람들이 비교해 평가했고 이런 의견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1959년작의 리메이크가 아니다. 루 월러스가 쓴 원작 소설을 토대로 만든 또다른 작품일 뿐이다. 그래서 1959년 영화와 많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결말이다. 1959년작과 다른 점들 1959년작은 벤..

나이트워치 (블루레이)

러시아에는 공포영화가 없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에 따르면 예전에는 현실이 더 무서웠기 때문이란다. 마찬가지로 판타지도 거의 없다. 역사가 일천한 미국은 판타지를 좋아할 수 밖에 없지만 굳이 가공하지 않아도 풍부한 역사와 전래 동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베크맘베토브 감독의 설명이다. 그래서 그가 만든 '나이트워치'(Night Watch, 2004년)는 러시아 최초의 공포물이자 판타지 영화다. 그는 이 작품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2004년 러시아에서 개봉해 약 500만명이 관람하며 러시아 영화사상 모든 흥행 기록을 갱신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눈독을 들여 20세기폭스사가 영어판으로 배급을 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베크맘베토브 감독만의 독특한 영상 묘사다. 그는 빛과 어둠의 세력이 현..

블랙 라이트닝 (블루레이)

국민학교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봤던 동화책 중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 치티치티 빵빵'이란 책이 있었다. 폐차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차를 수리했더니 하늘도 날고 물에도 뜨는 신기한 차였다. 이 차를 타고 온가족이 모험을 벌이는 얘기는 아이들을 충분히 흥분시킬 만큼 재미있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바로 007을 만든 이언 플레밍이었다. 러시아 영화 '블랙 라이트닝'(Black Lightning, 2009년)은 이언 플레밍의 동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우연히 구입한 중고차가 하늘을 나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한 주인공은 그때부터 악당들을 처치하는 정의의 사도가 돼서 하늘을 누빈다. 단순 명쾌한 줄거리와 이국적인 러시아 풍경, 잘 생기고 예쁜 러시아 청춘 남녀 배우들의 등장까지 보고 즐길 꺼리가 충분..

원티드 (블루레이)

이름도 어려운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의 '원티드'(Wanted, 2008년)는 스타일리쉬 액션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액션은 슬로 모션이 적당히 가미돼 마치 한 편의 군무를 보는 것처럼 현란하다. 총을 이용한 무술인 건 카터를 선보인 '이퀄리브리엄', 총알을 피하는 현란한 몸 동작이 특징인 '매트릭스'의 계보를 이을 만 하다. 특히 압권은 총알로 커브를 그리는 것. 마치 사이드 와인더 투수처럼 총을 옆으로 흩뿌리면서 발사하면 총알이 장애물을 피해 휘어져 날아간다. 다분히 만화적인 발상과 액션이 눈을 자극하는 작품. 아닌게 아니라 원작이 마크 밀러와 JG 존스의 만화다. 내용은 오래된 길드 조직에서 발전한 암살단이 벌이는 기막힌 싸움.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없이 즐겁게 눈으로만 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