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폼페이 3

폼페이 최후의 날 (블루레이)

이탈리아 남부에 존재했던 폼페이는 흔히 시간이 멈춘 도시로 불린다. 서기 79년 8월24일 분출한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가 18시간 만에 잿더미가 돼서 사라졌다. 그런데 워낙 뜨거운 화산재가 덮치면서 사람들은 순식간에 얼어붙듯 굳어 버렸다. 심지어 그릇에 담긴 음식물까지 그대로 화석이 되면서 당시 생활상과 풍습이 타임캡슐처럼 보존됐다. 폴 W.S 앤더스 감독의 '폼페이 최후의 날'(Pompeii, 2014년)은 이 같은 폼페이시의 비극을 토대로 만든 재난 영화로, 글래디에이터에 타이타닉이 결합된 듯한 작품이다. 즉, 로마 검투사 이야기에 신분을 뛰어넘어 이뤄지기 힘든 사랑이 가미됐다. 밑도 끝도 없이 화산 폭발만 다룰 수 없으니, 여기에 부자와 가난뱅이의 사랑을 다룬 타이타닉처럼 검투사와 로마 여인의..

터키 시데

터키의 해안 도시인 시데는 자동차로 안탈리아에서 1시간 20분, 폭포가 있는 마나브가트에서는 20~30분 가량 걸린다. 이 곳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새하얀 로마시대 신전이 더 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고대 유적지다. 안탈리아 일대에 들어서 있던 팜필리아의 항구도시로 발전한 시대는 시데탄이라는 독자 언어를 썼다. 이 언어는 청동기시대에 터키 남서부 아나톨리아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사용한 루비아어로 발전했다. 시데는 바로 루비아어로 석류라는 뜻이다. 그만큼 시데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카타이오스는 시데를 황소의 신 타우로스의 딸 이름이라고 주장했다. 기원전 540년경, 이 지역은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기원전 334년에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항복해 마케도니아..

여행 2014.05.05

핑크 플로이드-라이브 폼페이 디렉터스 컷

프로그레시브 록의 기둥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폼페이 라이브'(Pink Floyd Live at Pompeii, 1972년)는 독특한 작품이다. 1명의 관객도 없는 무관객 공연이다. 밴드는 1972년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의 원형 극장에서 공연을 가졌고, 이 장면을 애드리언 마빈 감독이 35밀리 극영화 필름에 수록했다. 관객이 없다 보니 카메라의 움직임이 자유로워 멤버의 다양한 표정을 밀착해 잡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다채로운 앵글을 보여준다. 연주곡은 앨범 'Meddle'에 수록된 'Echos'를 비롯해 초창기 시드 배럿(Syd Barret)의 영향이 강한 사이키델릭 록 성향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3번째 트랙 'A Saucerful of Secrets'은 환각적 연주가 어우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