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프랑스 33

하얀 연인들

'하얀 연인들'(13 Jours En France, 1968년)은 제목만 보면 로맨스 영화를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다큐멘터리다. 1968년 2월 프랑스 그르노블(Grenoble)에서 열린 제10회 동계올림픽의 이모저모를 담은 영상이다. 원제는 '프랑스에서 13일'인데 이를 일본에서 '백색의 연인'이라고 번안한 것을 국내에서도 그대로 가져다 썼다. 내용은 제목과 무관하지만 음악은 오히려 엉뚱한 번안 제목이 잘 어울린다. 이 작품의 주제곡은 사랑의 멜로디에 일가견 있는 유명한 프란시스 레이(Francis Lai)가 만들었다. 작품을 보지 못한 사람들도 알 만큼 레이가 작곡하고 다니엘 리카리(Danielle Licari)가 스캣으로 부른 주제곡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국내 FM에서도 심야 방송에서 많이 틀었고 라..

라스트 듀얼(블루레이)

중세시대 기사 하면 떠오르는 것이 '돈키호테'처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결투를 벌이는 이미지다. 리들리 스코트(Ridley Scott) 감독의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The Last Duel, 2021년)'는 1386년 일어난 기사들의 마지막 결투를 다룬 실화다. 제목만 보면 액션물 같지만 실제는 치정극을 푸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에릭 재거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카르주 가문의 영주 장(맷 데이먼 Matt Damon)과 그의 친구 자크(아담 드라이버 Adam Driver) 사이에 벌어진 결투를 다뤘다. 누가 거짓을 말하는가 발단은 장의 부인 마르그리트(조디 코머 Jodie Comer)다. 장이 집을 비운 사이 자크가 마르그리트의 미모에 반해 강제로 범했다는 것. 하지만 자크..

세상의 모든 아침(블루레이)

알렝 코르노(Alain Corneau) 감독의 '세상의 모든 아침'(Tous Les Matins Du Monde, 1991년)은 비올라 다 감바가 얼마나 매력적인 악기인지 알려준 영화다. 아울러 조르디 사발(Jordi Savall)이라는 위대한 연주자를 재발견한 작품이기도 하다.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7세기 프랑스에서 활약한 작곡가 겸 뛰어난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였던 생트 콜롱브(Monsieur de Sainte Colombe)와 그의 제자였던 마랭 마레(Marin Marais)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7현을 활로 연주하는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는 첼로의 원형으로 알려진 악기로 지금의 첼로보다는 크기가 약간 작다. 당시에는 꽤 인기 있던 악기였으나 이후..

엠마뉴엘2(블루레이)

*** (클린 다음센터에서 청소년 유해물 신고가 들어와 원문을 삭제한다고 해서 글을 다시 올립니다. 도대체 어느 부분이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없이 밑도 끝도 없이 블라인드 처리를 했네요. 시비 걸만한 이미지를 일부 블라인드 처리해서 다시 올립니다. 참고로 예전에도 블라인드 처리한 포스트에 대해 방통심의위에 문의한 결과 문제될 게 없으니 다음측에 해제를 요청하라고 했는데, 다음은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반응일 것으로 보이는데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다음측의 지나친 처사입니다.) *** '엠마뉴엘'은 성애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클래식 같은 영화다. 특히 지금은 고인이 된 여배우 실비아 크리스텔(Sylvia Kristel)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늘씬한 키에 백치미를 ..

포드 v 페라리(4K 블루레이)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포드 v 페라리'(FORD v FERRARI, 2019년)는 1960년대 세계 최고의 자동차 자리를 놓고 미국의 포드와 이탈리아의 페라리가 치열하게 다툰 실화를 다룬 영화다. 특히 포드와 페라리는 매년 6월 프랑스 르망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르망 24의 우승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자동차 업체의 자존심이 달린 르망 24 미국의 인디애나폴리스 500, 모나코 그랑프리와 함께 자동차 경주의 트리플 크라운으로 꼽히는 르망 24는 특이한 대회다. 정해진 거리를 빠르게 주파하는 다른 자동차 경주와 달리 이 대회는 24시간 동안 더 많은 거리를 달려야 우승한다. 그만큼 빠르고 오래 달릴 수 있는 튼튼한 자동차가 승리한다. 페라리가 이 대회를 석권한 반면 미국은 1959년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