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프로야구 3

머니볼 (블루레이)

머니볼이란 적은 비용을 들여 높은 효율을 올리는 경영기법을 말한다. 한마디로 저비용 고효율을 의미하는 경영학 용어 같은 이 말의 원래 미국 프로야구(MLB)에서 나왔다. 만년 꼴찌팀이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팀을 효율적 선수 관리를 통해 미 프로야구 사상 흔치 않은 20연승 기록을 달성하며 위력적인 팀으로 바꿔놓은 빌리 빈 단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몸값 높은 홈런 타자보다 안타가 됐든 고의사구가 됐든 몸에 맞는 볼이 됐든 1루까지 나가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선발했다. 그 선수가 무명이든 신인이든 가리지 않았다. 이를 위해 그는 출루율을 도입했다. 그리고 야구 전문가가 아닌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신참이 뽑은 숫자를 경영진에게 들이댔다. 그때부터 빌리 빈 단장은 승리를 위해 무조건 몸값..

퍼펙트 게임

지금은 고인이 된 롯데 자이언츠의 명투수 최동원 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투 아웃 이후 2 스트라이크 3볼 풀 카운트 상황, 사람들은 마운드에 선 최동원만 바라 봤다. 크게 와인드업 한 뒤, 내리 꽂 듯 공을 던지자 마자 최동원은 포수 쪽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덤덤한 표정으로 터덜 터덜 마운드를 걸어 내려 갔다. 볼 것도 없이 스트라이크라는 오만함과 자신감의 표시였다. 아니나 다를까, 심판의 스트라이크 아웃을 외치는 요란한 몸짓이 곧바로 이어진다. 이를 TV로 지켜보며 그의 담대함과 자신감에 절로 경탄했던 기억이 난다. 비단 나만 그렇게 느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롯데 팬으로 보이는 박현욱의 장편 소설 '새는'에도 초반 최동원에 대한 같은 얘기가 나온다. 박희곤 감독의 '퍼펙트 게임'은 프로야구 ..

슈퍼스타 감사용

1982년은 변화가 참 많은 해였다. 처음으로 중고생들의 두발 자유화가 허용돼 이전까지 머리를 박박 깎고 다니다가 처음으로 머리를 길게 기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영화 '친구'처럼 훅을 채우는 일본식 교복을 계속 입어야 했다. 그해 1월부터 밤 12시 이후에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통행금지가 해제됐다. 그해 여름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에서 좋아하는 곡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LP판을 보면 소용돌이의 '보랏빛 안개' '나빠' '님의 눈물' 등이 그해 강변가요제에서 배출된 보석 같은 노래들이었으며 우순실의 '잃어버린 장미' 역시 그해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처음으로 프로야구라는 게 생겼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분위기에 휩싸여 손바닥만 한 '야구 대백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