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헬레나 본햄 카터 11

신데렐라 (블루레이)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만든 '신데렐라'(Cinderella, 2015년)는 '말레피센트'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미녀와 야수' '정글북'과 함께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했던 작품들을 실사로 다시 만드는 작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내용은 그림 형제의 동화를 읽지 않았더라도 워낙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 널리 알려져 있다. 계모의 구박을 받던 신데렐라가 요정의 도움으로 하룻밤 공주처럼 변신해 왕자의 무도회에 참가한 뒤 왕자의 아내가 되는 이야기다. 왕자는 무도회장에 흘린 유리구두의 임자를 찾아 사라져 버린 신데렐라를 다시 만나게 된다. 졸지에 하룻밤에 무도회가 사람 팔자를 바꿔 놓는 이야기 덕분에 벼락출세를 한 사람에게 곧잘 신데렐라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재현에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블루레이)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2010년)는 그동안 봤던 앨리스와 많이 다르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원작자인 루이스 캐럴이 쓴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속편 격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 등 두 편의 이야기를 합쳐서 팀 버튼 식 해석을 더했다. 팀 버튼식 해석이라면 원작 속 인물들에 대한 독특한 비틀기다. 여기에 잿빛 배경이 떠오르는 우울한 서정을 가미한다. 이 작품은 이 같은 팀 버튼의 해석이 적용된 인물들과 세계관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우선 주인공인 앨리스가 어린 소녀가 아니라 약혼을 앞둔 19세의 처녀다. 앨리스는 원작처럼 엉뚱한 세상으로 굴러 떨어지지만 그곳은 원작의 이상한 나라인 원더랜드가 아니라 땅 밑 세상인 언더랜드다...

전망 좋은 방(블루레이)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 피렌체를 다룬 영화라면 '냉정과 열정사이' '인페르노'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제임스 아이버리 감독의 '전망좋은 방'(A Room With A View, 1985년)이다. EM 포스터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피렌체로 여행을 떠난 여인이 우연히 마주친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하지만 약혼자가 있는 여인의 사랑은 결코 쉽지 않다. 여인은 약혼자 때문에 애써 피렌체에서 만난 남성을 외면하지만 그렇다고 약혼자에게 빠져드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고리타분하고 모범생같은 약혼자 보다는 피렌체에서 만난 자유분방한 남성에게 끌린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때로는 여인의 위험한 사랑을 경계하고, 때로는 진정한 사랑을 충고한다. 그만큼 주인공과 주변..

유령신부 (블루레이)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유령신부'(Corpse Bride, 2005년)를 처음 본 것은 유럽행 비행기 안에서였다. 작은 LCD 모니터와 헤드폰으로 본 영화였지만 내용이 재밌고 음악이 좋아서 후에 DVD와 블루레이로 구입했다. 이 작품은 팀 버튼이 만든 '크리스마스의 악몽'처럼 인형을 이용해 촬영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인형을 조금씩 움직여 한 장면씩 촬영한 작품치고는 움직임이 부드럽다. 특히 눈썹과 입 등 표정연기가 훌륭하다. 내용은 소심한 청년이 결혼식을 앞두고 숲 속을 헤메다가 죽은 자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유령 아가씨와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유령 아가씨의 억울한 사연을 알게 되고 뜻하지 않은 복수극이 펼쳐진다. 마치 서양 동화에 전설의 고향이 합쳐진 듯한 이야기는 나름..

레미제라블 (블루레이)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갈수록 진화한다. 처음의 출발은 컨셉트 앨범이었다. 미셀 쇤베르크가 곡을 쓰고 알랑 부브릴이 가사를 쓴 컨셉트 앨범을 토대로 뮤지컬을 만들어 1980년 파리에서 공연을 했다. 3개월 가량 이어진 공연은 인기를 끌었지만 전세계에 알려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컨셉트 앨범이 유명 뮤지컬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에게 넘어가면서 운명이 달라졌다. 카메론 매킨토시는 1985년 런던 초연에서 '레미제라블'의 상징이 된 회전무대와 조명 등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히트한 뮤지컬로 탈바꿈시켰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나 톰 후퍼 감독이 만든 영화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2012년)은 더 한층 진일보했다. 뮤지컬에서 보여주지 못한 풍성한 영상이 어우러지면서 회전무대로 등장했던 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