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헬렌 미렌 5

우먼 인 골드(블루레이)

사이먼 커티스 감독의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2015년)는 마리아 알트만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인 마리아 알트만은 '키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관련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찬란한 황금빛 색채로 여인을 그려 각종 상품들에 그림이 쓰이는 인기 있는 화가다. 그의 그림 중 '키스'와 더불어 널리 알려진 작품이 바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즉 '우먼 인 골드'다. 기름한 얼굴의 여인이 목에 빛나는 목걸이를 한 채 황금빛 옷을 입고 있는 이 그림은 아주 오래도록 '우먼 인 골드'라는 작품명으로 알려져 왔다. 이유는 오랜 세월 이 작품을 강탈한 나치 독일이 주인을 감추고 싶었기 때..

우먼 인 골드

재미와 감동을 주면서 메시지까지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사이먼 커티스 감독의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2015년)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해 낸 영화다. 무엇보다 영화는 실화만이 갖고 있는 진실의 울림이 크다. 영화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을 둘러싼 이야기를 추리소설처럼 따라갔다. 제 2 차 세계대전 때 오스트리아를 점령한 나치는 유대인 가문이 소유했던 이 그림을 강제로 빼앗았다. 종전 후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그림을 돌려받아 벨베데레 박물관에 전시해 국보처럼 관리한다. 이후 전시재산 환수법이 통과되면서 옛 주인을 찾아주는 작업을 펼치는데, 이를 알게 된 원주인인 유대 가문의 노부인이 그림을 되찾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정부가 호락호락 내줄리는 만..

영화 2015.07.24

칼리귤라 (블루레이)

영화 '칼리귤라'(Caligula, 1980년)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품도 드물 것이다. 우선 제작진의 면면을 보면 대충 어떤 영화인 지 감이 온다. ** 그들이 왜 뭉쳤을까 ** '모넬라' '올 레이디 두 잇' '살롱 키티' 등 에로틱한 영화로 유명한 틴토 브라스 감독이 만들었고, 포르노잡지인 펜트하우스가 제작했다. 이쯤되면 대충 감이 온다. 하지만 출연진을 보면 막연하게 포르노성 영화라는 추측이 무색해진다. '시계태엽 오렌지' 'if...'의 말콤 맥도웰, '아라비아의 로렌스' '마지막 황제'의 피터 오툴, '백야' '레드'의 헬렌 미렌, '샤인' '간디' '미스터 아더'의 존 길구드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여기에 '벤허'의 공동 각본을 쓰고 '링컨' 평전을 집필한 미국의 ..

레드 : 더 레전드

*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재료가 좋다고 요리가 맛있는 것은 아니다. 딘 패리소트 감독의 '레드 : 더 레전드'(RED 2, 2013년)가 그런 영화다. 출연진을 보면 화려하다.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메리 루이스 파커에 안소니 홉킨스와 캐서린 제타 존스, 여기의 우리 배우 이병헌까지 스타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동했다. 하지만 영화의 구성과 전개는 결코 배우들의 이름값을 따라가지 못한다. 게임처럼 액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악당의 지나치게 관용적인 행동이나 주요 정보를 키스 한 방에 넘어가 술술 불고, 폭탄을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설치하는 장면 등..

영화 2013.07.20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케빈 맥도날드 감독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 2009년)는 기자들의 세계를 다룬 영화다. '기자들이 없다면 세상은 어떻게 됐을까'란 물음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2003년 영국 BBC TV에서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만들어 방영한 6부작 미니시리즈가 원작이다. 내용은 정보 전쟁에 뛰어들어 정치가의 음모를 밝히는 저널리스트의 이야기다. 언론과 정치의 공생 속에 벌어지는 정계의 음모와 스캔들, 살인 등이 얽히면서 이야기는 미스테리물처럼 흘러간다. 하지만 기대만큼 이야기가 긴박하거나 흥미진진 하지 않다. 주인공은 기자라기 보다는 추리 소설 속 탐정에 가깝고, 실제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자까지 자문으로 기용해 묘사한 언론사 풍경 등은 현실과 동떨어져 거리감이 느껴진다. 결국 실제 같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