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BBC 9

우먼 인 골드(블루레이)

사이먼 커티스 감독의 '우먼 인 골드'(Woman in Gold, 2015년)는 마리아 알트만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름인 마리아 알트만은 '키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관련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찬란한 황금빛 색채로 여인을 그려 각종 상품들에 그림이 쓰이는 인기 있는 화가다. 그의 그림 중 '키스'와 더불어 널리 알려진 작품이 바로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즉 '우먼 인 골드'다. 기름한 얼굴의 여인이 목에 빛나는 목걸이를 한 채 황금빛 옷을 입고 있는 이 그림은 아주 오래도록 '우먼 인 골드'라는 작품명으로 알려져 왔다. 이유는 오랜 세월 이 작품을 강탈한 나치 독일이 주인을 감추고 싶었기 때..

휴먼 플래닛 (블루레이)

다큐멘터리의 명가 BBC가 만든 '휴먼 플래닛'(Human Planet, 2011년)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이다. 영국 BBC가 디스커버리채널, 프랑스 텔레비전과 공동으로 4년 동안 총 160억원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은 전세계 80여곳을 누비며 사람들의 제목 그대로 인류의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이 점이 기존에 흔한 자연 다큐와 차별되는 점은 주변에서 보지 못한 사람들의 험난한 삶을 담은 점이다. 땅 위를 걷듯 물 속을 걸으며 물고기를 사냥하는 사람부터 유독 가스를 안개처럼 헤치며 화산 분화로 내려가 황을 캐는 사람들, 높다란 나무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 등 보기만 해도 신기한 사람들의 삶이 펼쳐진다. 특히 모코로 페스의 가죽 무두질 공장과 아프리카의 쓰레기 더미를 헤짚는 사람들, 뉴욕 런던 등 도..

셜록 시즌3 (블루레이)

시리즈를 거듭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BBC TV의 '셜록 시즌3'(Sherlock, 2013년)는 이전 시리즈와 달리 약간 생경한 작품이다. 시즌1과 2의 에피소드들이 코난도일경이 쓴 원작 소설 가운데 어떤 작품을 토대로 만들었는 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던 반면 시즌 3는 이를 헤아리기 힘들다. 여러 작품이 하나의 에피소드에 복합적으로 녹아있기 때문. '빈 영구차' 에피소드는 '빈 집' '서식스의 뱀파이어' '사랑의 정체' '노우드의 건축업자' 등 다양한 작품들에서 일부를 차용했다. '세사람' 에피소드는 '4인의 서명' '등이 굽은 남자'를, '마지막 서약' 에피소드는 코난도일의 다른 소설 '찰스 오거스터스 밀버튼의 모험'과 '노란 얼굴' '입술 뒤틀린 남자' 등이 섞여 있다. 그렇다 보니 원작을 ..

셜록 시즌2 (블루레이)

1893년, 아더 코난도일이 작품을 발표하던 '스트랜드매거진'에 단편 '마지막 문제'를 게재하자 난리가 났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 염증을 느낀 코난도일이 이 작품에서 홈즈를 죽여버렸기 때문. 2만명의 사람들이 스트랜드매거진의 구독을 중단했고, 무수한 사람들이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다녔다. 코난도일은 8년 동안 홈즈 시리즈를 쓰지 않다가, 1901년 셜록 홈즈의 회고록 형태로 홈즈가 등장하는 장편 '바스커빌가의 개'를 발표했다. 그만큼 '마지막 문제'와 '바스커빌가의 개'는 홈즈 시리즈에서 중요한 이정표 같은 작품이다. 특히 '바스커빌가의 개'는 공포스런 분위기 때문에 홈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이 영화화됐다. 영국 BBC에서 만든 TV 미니시리즈 '셜록 시즌2'(Sherlock, 2012년)는 홈즈 시..

더 파라다이스: 시즌1(블루레이)

"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의 유용한 배출구이며 신과 남편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곳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 완역돼 나온 에밀 졸라의 소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에 나오는 구절이다. 에밀 졸라는 아내를 따라 매일같이 파리의 봉마르세, 루브르, 플라시 클라시 백화점을 찾아 5,6시간씩 머물렀다. 처음에는 백화점 단골 손님인 아내의 뒤를 따라다녔지만 나중에는 점원과 손님을 주의깊게 관찰하며 소설의 밑천으로 삼았다. '목로주점' 등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룬 에밀 졸라의 작품세계를 생각하면 백화점이라는 소재가 다소 의외지만, 그는 이 속에서 자본주의에 물든 19세기의 상업적 속성을 봤다. 영국 BBC1이 2012년 방영한 8부작 드라마 '더 파라다이스'(The Paradise)는 바로 에밀 졸라의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