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DVD 1458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블루레이)

리처드 브룩스 감독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1958년)는 제대로 된 미국 정극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요란한 액션이나 볼거리가 아닌 배우들의 대사와 섬세한 연기로 인물들 간의 갈등과 심리 묘사를 세밀하게 드러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작품은 원작 자체가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테네시 윌리엄스의 탄탄한 희곡이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이 작품으로도 퓰리처상을 받았다. 연극은 1955년 엘리아 카잔 감독의 연출로 뉴욕에서 초연됐다. 이후 3년 뒤 리처드 브룩스 감독이 영화로 다시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성공은 캐스팅 덕분이었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성들이었지만 당시로서는 신인이었..

아흐메드 왕자의 모험

도대체 이 영화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로테 라이니거 감독의 '아흐메드 왕자의 모험'(The Adventures Of Prince Achmed)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다. 다양한 색감의 배경을 바탕으로 마치 종이를 오려낸 듯한 캐릭터들이 움직인다. 캐릭터들의 문양이나 장식 등이 어찌나 섬세한 지 오랜 세월 쪼아낸 조각같다. 그런데 이토록 섬세한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니 신기하다. 물론 컴퓨터그래픽이 발달한 요즘은 일도 아니지만 이 작품의 제작 연도는 자그마치 90년전인 1926년이다. 영화를 만든 여류 감독 로테 라이니거는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개척자로 꼽히는 사람이다.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란 그림자 놀이와 흡사하다. 등불에 비친 손 모양이 만드는 그림자로 각종 동물을 만드는 놀이처럼 종이를 오..

예언자 (블루레이)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예언자'(Un Prophete, A Prophet, 2009년)는 감옥 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2009년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런던영화제 작품상, 유럽영화상 우수작품상,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작품상, 제 35회 세자르 영화제 작품상, 런던비평가협회상 등 숱한 수상이 이를 입증한다. 이 작품이 잘 만든 감옥 영화로 꼽히는 이유는 한 청년이 6년간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어떻게 변하는 지를 밀도있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글 조차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어리숙한 19세 청년인 말리크(타하르 라힘)는 감옥에 갇혀 있는 험한 세상에 살아가는 모든 법을 배운다. 마피아 두목에게 걸려 살인을 사주받고 사람을 죽인 뒤 점점 더 어두운 권력에 물들어 간다. 급기야 커피나 타주는 것이 전부..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블루레이)

이해영 감독의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4년)은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과 비슷한 분위기의 스릴러다. 물론 귀신 이야기는 아니지만 폐쇄 공간이나 다름없는 기숙형 여학교, 그 곳에 갇힌 느낌의 병약한 여학생, 소녀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기이한 이야기 등이 외딴 집과 자매를 중심으로 한 장화 홍련과 닮았다. 무엇보다 미술에 공을 들인 미장센느는 스릴러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이 또한 장화 홍련과 닮은 부분으로, 감독이 그만큼 공간 구성에 공을 들였다는 뜻이다. 내용은 1938년 일제 강점기 시절 한 요양학교에서 소녀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으스스한 사건을 다뤘다. 영화의 매력은 여러가지 분위기가 묘하게 어우러진 점이다. 마치 귀신영화를 연상케 하는 어둡고 은밀한 분위기 속에 소녀들이 ..

마이애미 바이스(블루레이)

'마이애미 바이스'는 198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다. 돈 존슨과 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가 형사 콤비를 이뤄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이었다. 특히 구릿빛으로 그을린 피부의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던 돈 존슨이 섹시 가이로 인기를 끌었다. 'morning train'과 007 주제가 'for your eyes only'로 유명한 시나 이스튼도 이 시리즈에 출연한 적이 있다. '마이애미 바이스'는 '스타스키와 허치' 시리즈하고 맥이 닿아 있다. 스타스키와 허치, 마이애미 바이스의 소니와 리카도는 앞 뒤 가리지 않고 저돌적으로 달려 들어 사건 해결을 하는 돌격파 형사들이다. 이들을 통해 관객들은 화끈하고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여기 주목한 마이클 만 감독이 같은 제목(Miami 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