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HBO 4

체르노빌(4K 블루레이)

기억을 더듬어보면 1986년은 온통 서울 아시안게임으로 시끄러웠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홍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요란하게 아시안게임을 띄웠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국내에서는 그해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자력 발전 폭발 사고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체르노빌은 당시 구 소련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다. 체르노빌 발전소와 프리퍄티는 어떤 곳 체르노빌로 알려진 V.I 레닌 원자력 발전소는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 근처 작은 마을인 체르노빌에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1970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건설됐다. 발전소를 지으면서 여기서 일할 사람들을 위해 발전소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프리퍄티라는 계획도시, 즉 아토모그라드라는 원자력 도시도 만들었다. 나중에 ..

스파르타쿠스 : 최후의 전쟁 (블루레이)

기원전 73년부터 71년까지 3년 동안 이탈리아를 남북으로 종횡무진 누빈 스파르타쿠스 사건을 가리켜 로마에서는 스파르타쿠스 전쟁이라고 불렀다. 그도 그럴 것이, 단순 노예들의 반란이라고 보기에는 수 만명이 결집할 만큼 세력이 컸고, 노예 뿐 아니라 빈민 부랑아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로마인들이 남긴 기록에 그의 이야기는 몇 줄 남아 있지 않다. 이유는 한 가지, 스파르타쿠스는 로마의 수치였기 때문이다. 스파르타쿠스는 로마의 수치 당시까지 로마 제국은 승승장구하며 유럽 전역부터 아프리카까지 세력을 넓혀가고 있었다. 크고 작은 내분이 있긴 해지만 제국의 존망이 위협받을 만한 사건은 별로 없었다. 그러던 차에 스파르타쿠스가 검투사들을 이끌고 반란을 일으켜 로마의 턱 밑까지 위협했다. ..

퍼시픽 (블루레이)

23일 오후 2시반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해안포를 발사했다. 30분간 수십 발의 포탄이 떨어져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연평도의 모습은 전쟁터 같았다. 하루 종일 불안감을 지우지 못한 채, 한국이 종전이 아닌 휴전국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다. 이 땅에선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것이다. 전쟁. 다행히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6.25를 치른 부모님들의 말씀 만으로도 전쟁의 참상은 끔찍했다. 사실주의를 표방한 전쟁물들 또한 몸서리쳐지는 간접 체험을 제공한다. 미국 HBO의 10부작 TV시리즈 '퍼시픽'(The Pacific, 2010년)도 그런 작품이다. 톰 행크스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손잡고 제작한 이 작품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후속작이자 제 2차 세계대전 종전 55주년을 기념해 만든 역작이다. '밴드 ..

롬 시즌1 (한정판)

미국 HBO 채널에서 만든 TV시리즈 '롬'(Rome, 2005년) 시즌 1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 이후 TV시리즈 보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 작품이다. 뛰어난 구성 덕분에 1편부터 12편까지 시즌 1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아주 재미있게 봤다. 내용은 시저가 폼페이우스와 대결을 벌여 황제의 자리에 오른 뒤 암살당하기 까지의 과정을 2명의 로마 병사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널리 알려진 역사지만 긴장감을 높이는 탄탄한 구성과 개성 강한 캐릭터, 철저한 고증을 통해 구현한 사실감 넘치는 영상 덕분에 흥미진진하게 볼 만 하다. 팔, 다리가 잘려나가는 잔혹한 폭력 장면과 성기 노출을 불사하는 농도 짙은 정사 장면 때문에 국내 케이블 TV에서는 여러 장면이 잘린 채 방영됐다. 그러나 DVD는 다행스럽게도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