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유명 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그리는 사랑은 독특하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같은 작품을 보면 세상에서 결코 흔치 않을 것 같은 꼬일대로 꼬인 사랑이 등장한다. '그녀에게'(Hable Con Ella, 2002년)도 예외가 아니다. 극 중 인물들이 벌이는 사랑은 무서울 정도의 집착과 자신을 모두 버리는 헌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면 오히려 범죄로 보일 망정 이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마냥 신기하고 특이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관객은 마치 자극적인 옐로 페이퍼를 보는 것 처럼 오히려 이 점을 좋아한다. 물론 이 과정은 지극히 드라마투르기적이다. 공교롭게 뇌사상태에 빠진 두 여인을 좋아하는 두 남자가 만나서 친구가 될 확률이 과연 얼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