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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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 (4K 블루레이)

"취미가 뭔가?" "부활이지." 악당과 007이 영화 속에서 나누는 이 대사가 이번 작품의 테마다. 샘 멘데스 감독이 007 영화 탄생 50주년을 맞아 23번째 시리즈물로 내놓은 '007 스카이폴'(Skyfall, 2012년)은 악당이 파괴한 첩보조직과 제임스 본드의 부활을 다루고 있다. 부활은 소멸을 전제로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제임스 본드를 빼고는 모든 캐릭터가 새로 태어났다.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듯 007만 빼고 더 젊어지고 강건해 졌다. 오랜 세월 책상 앞에만 앉아 있던 나이 지긋한 여성 머니페니는 총질을 마다 않는 검은 피부의 섹시한 젊은 여인으로 거듭났고, 데스몬드 르웰린이 타계할 때까지 연기한 늙은 과학자 Q는 컴퓨터를 귀신같이 다루는 젊은이가 됐다. 압권은 007이..

M (엠)

'M'(2007년)은 순정파 이명세 감독의 스타일리쉬한 순애보다.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소설가 민우(강동원)가 백일몽같은 꿈과 현실을 오가며 첫 사랑 미미(이연희)와의 아름다우면서 가슴아픈 추억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다. 단순 명료한 이야기를 이명세 감독만의 뛰어난 영상화법으로 포장했다. 덕분에 '형사'에서 보여준 마약같은 중독성을 가진 독특한 비주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작인 '형사'도 아름다웠지만, 이 작품은 '형사'보다도 더 진일보한 영상미를 지닌 수작이다. 마치 고흐의 그림처럼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한낮의 거리, 강렬한 명암대비는 언뜻보면 왕가위의 '중경삼림'과 '아비정전'처럼 잠에 취한 듯 나른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여기에 정훈희가 부른 '안개'는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심지어 음악까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