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80년대 익숙한 풍경 중 하나가 만화가게다. 만화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만화책을 빌려주는 대본소다. 가게에 찾아가 읽기도 하고 한 번에 여러 권을 빌려 집에 와서 배를 깔고 누워 보기도 했다. 별다른 오락거리가 없던 1970년대에 만화가게는 아이들의 오락실이었다. 1970년대 초반에는 이 만화가게에서 돈을 받고 TV도 보여줬다. 한 번에 10원인가 20원인가 내고 시간 맞춰 가면 TV에서 방영하던 '황금박쥐' '009' 등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다. 늘 이 돈을 내고 보기 힘들었던 아이들은 만화가게의 미닫이 문틈으로 몰래 들여다봤다. 그러다 주인에게 들키면 눈 앞에서 문이 쾅 닫히며 한 소리 들어야 했다. 당시로서는 TV가 워낙 비싸서 쉽게 사기 힘들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었다. 흑백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