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시험이 끝나면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관람을 갔다.
보통 '벤허' '머나먼 다리' 등 종교 아니면 전쟁영화가 대부분이어서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른 영화를 보러 갔다.
그때 보러 간 영화가 바로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사관과 신사'(An Officer and A Gentleman, 1982년)였다.
내용은 불우하게 자란 청년 잭(리처드 기어)이 항공모함의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 특히 근처 여공인 폴라(데브라 윙거)와의 사랑을 다뤘다.
애틋하면서도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다뤄 국내에서 꽤나 성공했다.
이 작품 성공이후 1980년대 중반은 신예였던 테일러 핵포드의 시대였다.
'어게인스트 올 오즈' '백야' '라밤바'가 줄줄이 터졌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특히 마지막 장면과 관련해 재미있는 기억이 있다.
폴라는 장교가 되면 사귀던 여자들을 버리고 떠나는 사관생도들 때문에 잭에 대한 마음을 접는다.
그러나 잭은 폴라를 찾아와 키스를 한 뒤 번쩍 안아들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공장문을 나선다.
이때 객석에서도 박수가 터졌고 종영과 함께 극장에 불이 들어왔다.
그때 옆에 앉았던 친구가 터미네이터처럼 생긴 덩치 큰 친구를 쳐다보고 큰 손리로 "야, 울지마"라고 소리를 질렀다.
얼른 돌아보니 아닌게 아니라 덩치 큰 친구가 눈가를 훔치고 있었다.
순간 앞에서 일어나던 여고생들이 일제히 돌아보더니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얼굴이 빨개진 덩치 큰 친구는 하품 한거라고 반박을 하며 계속 웃는 친구들에게 발끈 화를 냈다.
지금도 이 영화를 보면 그 생각이 난다.
놀리던 친구는 건강원을 차렸고 눈물을 흘린 친구는 보석상을 한다.
1.78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오래된 영화인 만큼 화질은 그저 그렇다.
잡티와 얼룩도 보이고 흐릿한 장면도 여러 군데 있다.
음향도 단순한 돌비디지털 모노를 지원한다.
<파워 DVD 캡처샷>
리처드 기어는 이 영화로 국내에서 주목받는 청춘 스타가 됐다. 머리를 기른 모습은 영락없이 전작인 '아메리칸 지골로'다.
풋내기 사관후보생과 여공의 사랑은 1970년대 성공과 사랑을 놓고 등장인물들이 갈등하던 국내 드라마 같다.
이 작품때문에 국내에 청순 미인으로 알려지며 많은 팬을 거느렸던 데브라 윙거는 '애정의 조건'이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금은 주름진 얼굴의 50대 아줌마가 됐다.
생도들을 괴롭히던 악질 교관역의 루이스 고셋 주니어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
사관생도들 이야기이기는 한데 정작 훈련 장면은 얼마 안나오고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변심한 애인 때문에 목을 맨 잭의 친구.
이 장면에서 웃음이 터졌다. 흑인 교관과 결투를 벌이던 잭이 급소를 정통으로 차이고 쓰러진다.
한때 패션모델 신디 크로포드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리처드 기어. 이때만 해도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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