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강형철 4

타짜 신의 손(블루레이)

강형철 감독의 '타짜 신의 손'(2014년)은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년) 후속작이다. 8년 만에 돌아온 이 작품은 허영만 화백의 4부작 시리즈 '타짜' 가운데 2부인 '신의 손'을 원작으로 한다. 전작에서는 고니가 아귀, 편경장 등 대단한 화투 고수들과 얽혀 인생 노름을 펼치는데 반해 이번 작품에서는 고니의 조카인 대길이 삼촌 못지 않은 신의 손으로 등극하는 과정을 다뤘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속이는 화투판 노름이 결국 피를 부르는 복수극으로 이어지는 설정은 전작과 같다. 다른 점이라면 색다른 배역들과 자잘한 에피소드들이다. 차별화 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이 두 가지인데, 그 중에서 배역만 놓고 보면 전작에 비해 손해를 봤다. 전작에서는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등 쟁쟁한 배우들이 주요 배역을 맡..

과속스캔들 (블루레이)

강형철 감독의 '과속스캔들'(2008년)은 원래 제목이 '과속 3대'였다. 말 그대로 속도 위반으로 모인 가족 3대의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이야기가 신파나 무거운 주제로 흐르지 않고 쿨한 웃음으로 이어진다. 그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30대 젊은 나이에 할아버지가 된 라디오 DJ 남현수(차태현)와 20대 미혼모인 딸(박보영), 그리고 손자인 기동(왕석현)이 한 집에 모여 사는 설정 자체가 결코 흔하거나 가벼운 소재는 아니다. 이를 깨알같은 에피소드로 엮어 웃음을 터뜨린 강 감독의 연출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는 물론 자연스런 웃음을 유발한 배우들의 연기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한물 간 연예인을 연기한 차태현은 연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다. 그만큼 이번 배역은 제 몸에 맞는 ..

써니

강형철 감독의 '써니'(2011년)가 관객 동원 441만 명을 넘었다. 감독의 전작인 '과속스캔들'의 코미디 코드를 그대로 끌어온 것이 유효한 듯 싶다. 하지만 과연 그럴 만한 작품인 지 의심스럽다. 아무래도 할리우드 작품들이 제대로 힘을 못쓰고, 이렇다 할 한국 영화들이 별반 없다보니 솔직히 그 덕도 많이 본 듯 싶다. 이 영화는 여고시절 똘똘 뭉쳤던 7명의 친구들이 고교생 자식을 둔 나이가 돼서 과거를 회상하며 다시 모이는 과정을 다뤘다. 말 그대로 추억을 팔아먹는 영화다. 하지만 곽경택 감독의 '친구'나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처럼 제대로 된 추억찾기는 아니다. 197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추억의 파편들을 적당히 얼기설기 꿰어맞춘 모자이크다. 과거라는 이름 하에 시대..

영화 2011.06.11

과속스캔들

강형철 감독의 '과속스캔들'(2008년)은 차태현을 위한 영화다. 극중 주인공인 라디오 DJ 남현수를 연기한 차태현은 평소 TV 오락프로에서 보여준 모습과 '엽기적인 그녀' '복면 달호' 등의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들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너스레를 떨며 웃기는 모습이 억지스럽지 않고 유쾌한 것은 그의 매력이자 장점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무조건 차태현에게만 전적으로 기대는 것은 아니다. 고교 시절 사고를 쳐서 아들을 낳은 딸 황정남을 연기한 박보영과 그의 아들 황기동을 연기한 왕석현 또한 맛깔스런 양념 역할을 했다. 특히 아역배우 왕석현은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서 선발됐다던데, 무시무시한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선수답게 표정연기가 아주 훌륭하다. 30대 중반에 할아버지가 된 사내와 ..

영화 2008.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