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고두심 2

굿모닝 프레지던트

참 실없다. 대통령이 복권 1등에 당첨되자 기절을 한다. 당첨되면 기부하겠다는 공언이 생각나 또 기절을 한다. 누구는 대통령에게 달려가 아버지를 위해 신장 한 쪽을 달라고 떼를 쓴다. 그런가하면 무엇하나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대통령의 반려자는 공식 석상에서 이혼을 선언한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대통령에게 실없는 일들만 잔뜩 일어난다. 이쯤되면 즐거운 웃음이 아니라 어이없는 실소가 쏟아진다. '기막힌 사내들' '아는 여자' '간첩 리철진' 등 허를 찌르는 기발한 웃음을 선사하던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작품이다. 세 명의 대통령이 벌이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실없는 농담처럼 황당하고 허망하다. 너무나도 현실을 외면한 꿈 같은 이야기, 그마저도 기분 좋은 꿈이 아닌, 번..

영화 2009.10.25

인어공주

박흥식 감독의 '인어공주'(2004년)는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개봉한 작품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 그런지 흡족하지 않았다. 판타지에 의존한 사랑과 부정이 그다지 가슴에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느낌이 달라진 것은 DVD 타이틀을 보면서였다. 다음 달에 미리 나올 DVD를 곱씹어 보며 아련한 감정이 서서히 차올랐다.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한 덧정 속에 숨은 진정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직도 판타지에 의존한 박 감독의 이야기 진행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가 만든 아련한 느낌의 그림만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HD텔레시네를 했다는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의 DVD 타이틀은 우리 영화치고 뛰어난 화질을 갖췄다. 원본 필름의 손상 때문에 생긴 잡티와 스크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