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고블린 2

써스페리아 (블루레이)

1970년대 담벼락에 붙은 극장 포스터만으로도 섬찟했던 기억이 있는 영화가 '써스페리아'와 '캐리'다. 그만큼 두 작품은 1970년대 국내에서 개봉한 공포물의 쌍벽을 이뤘던 작품이다.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대표작이면서 공포물의 걸작으로 꼽히는 '써스페리아'(Suspiria, 1977년)는 전형적인 지알로다. 이탈리아 말로 노란색이란 뜻의 지알로는 아르젠토, 루치오 풀치와 더불어 이탈리아 3대 공포영화의 거장인 마리오 바바가 꽃피운 장르로, 쉽게 말해 이탈리아 공포물을 뜻하는 말이다. 그 중에서도 현란한 색상과 잔혹한 살해 장면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공포물을 의미한다. 1950년대 이후 이탈리아에서 유행한 범죄, 추리 등 통속소설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노란색 표지를 즐겨 사용하면서 지알로로 불..

떼네브레 (섀도우)

이탈리아 공포 영화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이 만든 '섀도우'(Tenebre, 1982년)는 음악으로 먼저 알았다. 아트록에 한참 빠져있던 시절, 이탈리아의 유명 록 그룹 고블린이 만든 OST라는 얘기를 듣고 '떼네브레' CD를 사게 됐다. 하지만 공포 영화 음악을 소리로만 듣고 감흥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신경을 자극하는 키보드 소리는 영 정이 가지 않았다. 특히 CD 재킷에 눈을 부릅뜨고 죽은 여인의 모습이 끔찍했다. 그렇게 음악으로 먼저 알게 된 '떼네브레'는 국내에 '섀도우'라는 이름으로 개봉을 했다. 이야기는 어느 작가가 쓴 추리 소설대로 벌어지는 연쇄 살인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다리오 아르젠토는 '써스페리아'에서 사용한 환상적인 색의 대비를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준다. 흰 벽과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