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키카와 쇼 감독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017년)는 무시무시한 제목과 달리 달달하면서도 가슴 아픈 연애담이다. 스미노 요루가 쓴 유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불치병에 걸린 소녀가 한 소년과 가까워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뤘다. 처음에는 서먹했던 두 사람이 화선지에 물이 스며들듯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슬픈 이야기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자꾸만 1970년대 하이틴 로맨스 영화들이 생각난다. 이덕화 임예진이 주연했던 '진짜 진짜 잊지마'(1976년)와 혜은이의 노래로 유명한 '진짜 진짜 좋아해' 등 '진짜 진짜' 시리즈는 1970년대 유명한 순애보 영화들이다.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던 어느 한쪽의 죽음으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