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권오중 2

오로라 공주

영화배우 방은진이 감독으로 데뷔한 작품 '오로라 공주'(2005년)는 기대하지 않았으나 재미있게 본 수작 영화다. 기대를 하지 않은 이유는 엄정화가 주연했기 때문. '싱글즈'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 두 편을 제외하고 출연한 작품들에서 보여준 연기가 판에 박은 듯 똑같고 그저 그랬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두 편을 제외하고 그의 역할이 비중 있게 드러난 작품도 별로 없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런 선입견을 깰 만큼 엄정화의 변신이 훌륭했다. 아울러 작품 자체도 아동 성추행에 대한 경각심과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범인에 대한 엄마의 증오와 복수심을 아주 극적으로 잘 전달했다. 그만큼 대본의 구성이 탄탄했고 긴장을 늦추지 않은 감독의 연출 솜씨도 대단했다. 데뷔 감독이라고는 하지만 영화판에 오래 몸..

시실리 2km

신정원 감독의 데뷔작 '시실리 2km'(2004년)는 희한한 상황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엽기 코미디다. 제작진은 펑키호러물이라는 용어를 내세웠지만 공포물보다 코미디에 가깝다. 내용은 범죄조직의 다이아몬드 12개를 갖고 사라진 중간보스 석태(권오중)와 이를 뒤쫓는 다른 중간보스 양이(임창정)의 이야기다. 석태는 낯선 시골에서 행방이 사라지고 뒤쫓아온 양이는 범상치 않은 시골 주민들과 뜻하지 않은 사건을 겪게 된다. 엎치락뒤치락 계속 꼬이는 사건들과 별난 캐릭터들, 여기에 예쁜 소녀 귀신까지 가세해 폭소가 터지게 만든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황당한 내용 덕분에 약 2시간의 상영시간이 즐거운 작품이다. 꼭 블루레이 타이틀로 출시됐으면 좋겠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