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귀신 2

사랑과 영혼 (블루레이)

1965년에 발표된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노래 'Unchained Melody'를 전세계적으로 다시 크게 히트시킨 제리 주커 감독의 '사랑과 영혼'(Ghost, 1990년)의 플롯은 단순하다. 여자를 너무도 사랑했던 남자가 죽어서도 여자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주는 이야기로, 마치 '금오신화'나 '양생'의 설화와 비슷하다. 단순한 이야기를 엄청난 히트작으로 만든 비결은 음악과 맞아 떨어지는 기가 막힌 영상과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의 힘이다. 특히 압권은 라이처스브라더스가 부른 'Unchained Melody'에 맞춰 주인공 남녀가 도자기를 빚는 장면. 언뜻보면 웃기고 황당할 것 같지만 느린 템포의 음악에 맞춰 서서히 물레가 돌아가면서 두 남녀가 벌이는 몸짓이 어지간한 정사씬 보다도 훨씬 더 에로틱하다. ..

여우계단 - 여고괴담 3

2003년 7월, 윤재연 감독의 '여우계단: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2003년) 언론시사회를 갔던 기억이 난다. 원래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지만, 시리즈의 1편을 워낙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기대를 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 지, 너무 실망스러웠다. 가장 큰 이유는 기시감이었다. 일본 공포물 '링'의 사다코를 연상케 하는 귀신이 창틀을 넘어오고, 가부키 배우처럼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 귀신들이 출몰하는 장면은 '주온'을 닮았다. DVD 타이틀의 윤 감독 음성해설을 들어오니 여고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익숙한 장면으로 귀신을 떠올릴 것이란 생각에 그 장면을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고 했는데, 정작 관객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3번째 시리즈인 이 작품은 예고가 무대다. 발레를 하는 여고생들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