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그리스 18

나바론 요새(4K)

J 리 톰슨(J. Lee Thompson) 감독의 '나바론 요새'(The Guns Of Navarone, 1961년)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연합군의 특공작전을 다룬 전쟁영화다. 그리스 인근 섬에 고립된 영국군을 구출하기 위해 연합군 특공대가 독일군이 나바론섬 요새에 설치한 거대한 대포를 폭파하는 이야기다. 원작은 알리스테어 맥클린이 쓴 소설이다. 실화는 아니고 유사한 특공작전에서 영감을 얻어 쓴 허구다. 나름 전쟁영화의 고전처럼 평가받는 작품인데,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은 고인이 된 대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2003년 세상을 뜬 '백경'과 '오멘' '로마의 휴일'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의 명배우 그레고리 펙(Gregory Peck)이 특공대장 격인 맬러리 대위를 연기했고, 2001..

300(4K 블루레이)

황갈색 근육이 물결친다. 난분분, 그 사이로 꽃잎처럼 붉은 피가 어지럽게 흩날린다. 잭 스나이더(Zack Snyder) 감독의 '300'(2006년)은 테르모필레 전투를 처절하고 아름다운 영상시로 바꿔놓았다. 프랭크 밀러(Frank Miller)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BC 480년 그리스를 침공한 수 만명의 페르시아 군대에 맞서 싸운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 이야기다. '씬시티'에서 보여줬듯이 프랭크 밀러의 세계는 어둡고 거칠며 우울하다. 불의와 악이 용광로처럼 들끓는 어둠의 세계에서 섬광처럼 번뜩이는 잔혹한 폭력은 유일한 구원이다. '300'도 예외가 아니다. 조국을 위해 창을 든 스파르타인들의 싸움은 잔혹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승리만이 유일한 살 길이기에, 그들의 싸움은 더 할 수 ..

그리스 (4K 블루레이)

디스코 붐이 한창 불던 1970년대 말, 존 트라볼타의 인기는 대단했다. '토요일 밤의 열기' '그리스' 등 그가 주연한 뮤지컬 영화들이 연달아 히트하며 일약 그를 스타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 중 랜달 클레이저 감독의 영화 '그리스'(Grease, 1978년)는 '토요일 밤의 열기'로 인기를 끈 존 트라볼타가 당대 최고의 팝스타 올리비아 뉴튼존과 나란히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남녀 고등학생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고교 시절을 아름답게 마감한다는 전형적인 하이틴물이다. 그러나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뛰어넘는 것은 재기 발랄한 영상과 70년대를 수놓았던 화려한 디스코 음악들이다. 특히 비지스의 멤버 배리 깁이 작곡한 주제가 'Grease',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이 호흡을 ..

희랍인 조르바 (블루레이)

우락부락한 외모를 지닌 거구의 안소니 퀸은 할리우드에서 대부분 조연배우로 활약했다. 그런 그가 주연으로 이름을 떨친 작품이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과 마이클 카코야니스 감독의 '희랍인 조르바'(Zorba The Greek, 1964년)다. 그러고보면 안소니 퀸은 할리우드보다 유럽에서 더 진가를 인정받은 배우다. '희랍인 조르바'는 그리스를 대표하는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작가인 카잔차키스가 제 1 차 세계대전기간 기간에 머물던 고향 크레타섬에서 만난 요르고스 조르바스의 삶에서 영감을 얻어 쓴 이 소설은 끊임없이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는 원작의 분위기를 잘 살렸는데, 여기에는 조르바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완..

300: 제국의 부활 (블루레이)

기원전 6세기에 등장한 페르시아 제국은 멀리 인도부터 그리스까지 아우르는 대제국이었다. 계속 영토를 확장하니 이웃 국가들과 부딪치는 것은 당연한데, 그 중에서도 그리스와 전쟁을 벌인 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분노와 복수가 씨앗이 된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기원전 500년, 페르시아 통치 아래 있던 그리스 도시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에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은 막강한 군대를 보내 반란을 진압했는데, 기원전 494년 라데 전투에서 크게 패한 이오니아도 그 중 하나였다. 문제는 아테네가 이오니아를 지원했다는 점이다. 다리우스 왕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아테네에 분노해 이들을 혼내주고자 기원전 492년 전쟁을 일으켰다. 그러나 첫 번째 원정은 폭풍우로 페르시아 함대가 난파되면서 실패했다. 2년 후인 기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