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그리스신화 3

허큘리스(블루레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Heracles)는 영화를 비롯해 그림, 조각 등 숱한 예술작품의 소재가 됐다. 인간의 몸을 빌려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반인반신으로 사람이 가질 수 없는 힘을 이용해 숱한 난관을 헤치며 용맹을 떨친 영웅이다. 핵심은 사람으로서 불가능한 신들의 힘을 가진 신화적 존재라는 것. 그렇다 보니 그의 영웅담 또한 허황된 것이어도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고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브렛 레트너(Brett Ratner) 감독은 스티브 무어의 그래픽 노블 '허큘리스: 트라키아 전쟁'을 토대로 만든 영화 '허큘리스'(Hercules, 2014년)에서 이를 비틀었다. 헤라클레스(드웨인 존슨 Dwayne Johnson)를 신화적 존재가 아닌 인간 전사들을 이끄는 용병 대장으로 묘사해 천..

타이탄의 분노 (블루레이)

조나단 리브스만 감독의 '타이탄의 분노'(Wrath of The Titans, 2012년)는 영화로서는 실망스럽지만 블루레이 타이틀로서는 볼 만 하다. 반신반인 영웅 페르세우스가 온갖 괴물과 벌이는 사투가 귀청을 찢을 듯한 요란한 음향과 함께 펼쳐지기 때문. 한마디로 볼거리와 화려한 서라운드 음향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전편에 이어 페르세우스가 지옥으로 무대를 옮겨 위기에 처한 제우스 신을 도와 거인족의 크로노스를 무찌르는 내용. 외눈박이 괴물 사이클롭스, 머리가 둘 달린 키메라, 몸뚱이가 둘인 지옥의 마카이 등 희한한 괴물부터 불덩어리 자체인 크로노스까지 기기묘묘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화면을 수놓는다. 여기에 미로처럼 얽혀서 벽들이 사방으로 움직이는 지옥의 감방 타르타로스까지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

메데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라는 극찬을 들었던 세계적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는 생전에 영화에 주연 배우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 작품이 바로 거장이자 문제작을 많이 만들어 유명한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메데아'(Medea, 1970년)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비극의 주인공 메데아는 악녀 또는 마녀로 통한다. 콜키스왕국의 공주였던 메데아는 나라의 보물인 황금양털을 가지러 온 이아손에게 반해서 황금양털을 내어준 것도 모자라, 이아손과 달아나면서 동생을 죽여 시신을 찢은 뒤 조각조각 길에 버린다. 추격에 나선 아버지인 왕이 시신을 수습하느라 늦어지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아손은 메데아와 두 아들을 낳고도, 권력에 눈이 멀어 왕좌를 노리고 코린트왕의 딸과 결혼을 약속한다. 이에 격분한 메데아는 마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