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글렌 포드 3

미드웨이(블루레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일본에게 진주만 기습을 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를 만회하고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도쿄 공습을 지시했다. 이에 두리틀 중령이 이끄는 미군 폭격기들은 항공모함에서 발진해 도쿄를 공습했다. 여기 충격을 받은 일본은 미 항모를 격멸하기 위한 작전을 입안했다. 이 작전이 바로 제2차 세계대전당시 태평양 전역, 즉 태평양 전쟁의 향배를 바꾼 미드웨이 공격이다. 일본 해군의 연합함대 사령장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은 진주만 기습 당시 미 해군의 항모를 하나도 격침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애통해하며 미 항모를 잡기 위한 작전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1942년 6월4~7일까지 나흘간 벌어진 미드웨이 공격은 야마모토 제독의 미 해군 항모 절멸 작전을 토대로 입안됐다. 태평양 전..

길다 (블루레이)

"길다!" 남자가 이름을 부르는 순간, 한 여인이 머리를 크게 제끼며 돌아본다. 바로 그 순간 대중문화의 또다른 역사가 시작됐다. 리타 헤이워드가 물결처럼 굽이치는 긴 머리를 넘기는 동작은 이후 숱한 광고와 영화 등에서 모방하며 섹스어필의 상징이 됐다. 그 뿐만이 아니다.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영화 '자전거도둑'에서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붙이는 영화 포스터와 데이빗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에 잠깐 등장하는 영화 포스터 역시 '길다'의 포스터이다. 그리고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이 감방 벽에 붙여 놓은 최초의 사진도 '길다'로 핀업 걸의 상징이 된 리타 헤이워드였다. 그만큼 찰스 비더 감독의 영화 '길다'(Gilda, 1946년)는 각종 대중문화가 흉내낸..

폭력교실

리차드 브룩스 감독의 영화 '폭력교실'(Blackboard Jungle' 1955년)은 영화사에 이정표가 되는 작품이다. 많은 사람이 들으면 알 만한 빌 헤일리의 노래 'Rock Around The Clock'을 주제가로 사용해 영화 사상 최초로 록 음악을 주제가로 쓴 영화가 됐다. 당시 록 음악은 기성세대에게 경박하고 반항적인 젊은이들의 음악이었다. 음악만큼 영화 내용 역시 지금 다시 봐도 파격적이다. 뉴욕 빈민가 학교에 새로 부임한 영어 선생(글렌 포드)이 불량 학생들을 교화하는 내용이다. 선생의 노력으로 문제아들이 교화된다는 지극히 계몽적인 영화지만 단순 도덕 교과서 같은 얘기에 국한하는게 아니라 대사나 에피소드들이 1950년대 미국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제목처럼 영화 속 문제아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