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윤 감독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년)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코믹 추리영화다. 왕의 밀명을 받고 사라진 열녀에 대한 조사를 맡은 탐정이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초반에 그럴듯한 자막을 끼워 넣어 마치 조선시대 탐정이 실존했던 것처럼 묘사하지만, 모두 허구다. 원작은 작가 김탁환의 역사 추리소설 '백탑파'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인 '열녀문의 비밀'이다. 하지만 원작에서 뼈대만 빌려 왔을 뿐 내용은 소설과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 영화는 추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유머가 가미된 액션활극에 가깝다. 문제는 유머코드가 그다지 웃기지 않다는 점이다. 등에 화살이 꽂힌 채 뛰는 장면이나 총 쏘는 시늉으로 개가 죽은 것처럼 꾸미는 장면 등 일부 코믹 장면은 억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