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명민 2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블루레이)

김석윤 감독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년)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코믹 추리영화다. 왕의 밀명을 받고 사라진 열녀에 대한 조사를 맡은 탐정이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초반에 그럴듯한 자막을 끼워 넣어 마치 조선시대 탐정이 실존했던 것처럼 묘사하지만, 모두 허구다. 원작은 작가 김탁환의 역사 추리소설 '백탑파'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인 '열녀문의 비밀'이다. 하지만 원작에서 뼈대만 빌려 왔을 뿐 내용은 소설과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 영화는 추리물을 표방하고 있지만, 추리물이라기 보다는 유머가 가미된 액션활극에 가깝다. 문제는 유머코드가 그다지 웃기지 않다는 점이다. 등에 화살이 꽂힌 채 뛰는 장면이나 총 쏘는 시늉으로 개가 죽은 것처럼 꾸미는 장면 등 일부 코믹 장면은 억지에 ..

연가시

이 영화를 보고나면 강원도 계곡에 놀러가기가 찜찜할 것 같다. 하필 영화 속 사건의 발단이 강원도 계곡의 물놀이에서 시작되기 때문. 박정우 감독의 '연가시'(2012년)는 공포영화가 아닌 재난영화다. 곤충의 몸 속에 사는 기생충이 사람의 몸에 파고 들면서 벌어지는 끔찍한 이야기를 다뤘다. 실제 존재하는 기생충인 연가시를 다룬 점이 돋보였다. 연가시는 곤충의 몸에 사는 기생충으로, 신경조절 물질을 분비해 곤충이 물 속으로 뛰어들에 자살하게 만든다. 영화 속에서는 마치 징그러운 촌충처럼 묘사됐는데, 실제로 2미터까지 자란 연가시도 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재난영화의 흥행요소를 고루 갖췄다. 제작진 또한 재난영화의 흥행코드를 그대로 답습하며 안전하게 영화를 이끈다. 위기에 처한 가족을 구하기 위해..

영화 2012.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