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우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음란서생'(2006년)은 참으로 재치있는 작품이다. 야설, 동영상, 댓글 등 현대적인 요소들을 사극에 절묘하게 대입한 솜씨가 일품이다. 무엇보다 김탁환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정교하게 구성한 드라마가 돋보인다. 또 감칠맛나는 대사도 매력적이다. 꽤나 문학적으로 표현한 대사들을 보면 김 감독은 소설을 써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사대부 집안의 관리가 우연히 음란소설을 접하면서 졸지에 야설 작가로 변신하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 관리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왕의 여인인 후궁과 사랑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아슬아슬하게 전개된다. 어찌보면 감독은 음란이라는 주제를 통해 금기시된 모든 것들에 도전장을 던진 셈이기도 하다. 과거나 지금이나 버젓이 드러낼 수 없는 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