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김사랑 2

라듸오 데이즈

하기호 감독의 데뷔작 '라듸오 데이즈'(2008년)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류승범, 김뢰하, 이종혁 등 괜찮은 배우들과 국내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도 제대로 영화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너무 웃음에 집착한 탓이 아닐까 싶다. PPL과 광고 등 요즘 방송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30년대 라디오 방송에 덧입혀 풍자한 코미디는 독특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스캔들, 조금만 인기있으면 늘리는 연장방송과 여배우들의 주연 다툼 등 현대 방송극의 문제점도 날카롭게 꼬집었다. 그러나 아이들 학예회처럼 너무 난삽하게 이야기를 벌려놓다 보니 구성이 산만해졌다. 그나마 볼 만 한 것은 맨 마지막의 엔딩 타이틀 뿐이었는데, 이마저도 영화 '자토이치'를 흉내낸 감이 강하다. 2.35 대 1 애..

누가 그녀와 잤을까

김유성 감독의 '누가 그녀와 잤을까'(2006년)는 제목만큼이나 노골적이고 민망한 코미디 영화다. 남자 고등학교에서 섹시한 여교생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은밀한 상상과 질투를 아예 대놓고 질퍽하게 묘사했다. 그러나 웃음에만 집착하다보니 본격적인 성인물도 아니고 청소년 성장드라마도 아닌 정체성이 애매모호한 작품이 돼버렸다. 웃음도 과장과 억지로 일관해 개연성이 떨어진다. 특히 고교생을 연기한 박준규나 학생주임을 연기한 이혁재의 오버 액션 등은 너무 억지스럽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다. 원경과 중경의 샤프니스는 떨어지지만 색상은 뚜렷하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딱히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 최근 할인판으로 풀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