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나이트 샤말란 4

23아이덴티티(블루레이)

'23 아이덴티티'(Split, 2016년)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유니버스 같은 영화다. 이 작품은 그의 전작 '언브레이커블'에서 연결돼 '글래스'로 이어지는 3부작 중 가운데 작품이다. 샤말란 감독은 처음부터 3부작을 구상한 것은 아니지만 '언브레이커블'을 만들면서 미진한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3부작으로 풀어가게 됐다. 그 바람에 이 작품은 결말이 명확하지 않고 애매모호하다. 바통을 다음 작품인 '글래스'로 넘겼기 때문이다. 내용은 해리성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주인공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이 23개의 인격으로 분열돼 케이시(안야 테일러 조이) 등 3명의 10대 소녀를 납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케빈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난 24번째 인격인 '비스트'의 지시로 10대 소녀 3명을 납치한다. 소..

식스센스 (블루레이)

귀신의 소리를 보고 듣는 영매나 심령술사들의 이야기는 과학의 영역 밖에 있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가 무섭다. 우리가 이해하는 이론이나 공식으로 풀 수 없는, 즉 모르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오랜 옛날 사람들이 개기 일식에 떨었듯, 불가지론 앞에서 무지한 자는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The Sixth Sense, 1999년)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느끼는 두려움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공포영화다. 영화는 죽은 자들과 소통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익히 아는 소재인데도, 영화는 정교한 구성으로 온 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다. 누군가 모르는 존재가 훔쳐보듯 은밀히 움직이는 카메라 앵글과 갑작스레 들이대는 플래시 샷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결코 흉칙한 괴물이나 피범벅된 장면..

해프닝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가 준 충격은 대단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유주얼 서스펙트'와 더불어 반전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그러나 관객들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놓은 탓인지, 이후 작품들은 '식스센스'만 못했다. 자꾸 샤말란 감독의 작품에서 '식스센스'같은 반전을 기대하게 되기 때문이다. 샤말란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사인' '빌리지' 등 여러 작품에서 반전을 시도하지만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해프닝'(The Happening, 2008년)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람들이 갑자기 죽어가면서 급히 피난을 떠난 일행들이 겪는 괴이한 사건을 다뤘다. 전작들처럼 역시 초현상을 소재로 다뤘고 사건의 해결 방법은 관객들에게 맡겼다. 환..

싸인

나이트 샤말란(Night Shyamalan) 감독의 '싸인'(Signs, 2002년)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다뤘다는 점에서 SF로 분류할 수도 있지만 내용은 스릴러에 가깝다. 결론에 이를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외계인은 보이지 않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심을 극대화시킨다. '식스센스' '언브레이커블' 등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이 많은 샤말란 감독답게 이번 작품의 화두는 크롭서클이다. 마치 나스카 평원의 이상한 기호처럼 밀, 보리밭 등에 거대한 도형이 저절로 생기는 크롭서클은 전 세계에 걸쳐 여러 곳에서 보고됐지만 아직까지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신기한 소재인만큼 관심을 끌지만 싱거운 결론이 흠. 개인적으로는 결말이 궁금해 끝까지 봤지만 소장가치를 느낄만한 DVD는 아니었다. '비스타 시리즈'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