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냉전시대 3

닥터 스트레인지러브(4K)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1964년)는 냉전시대의 핵전쟁 위험을 둘러싸고 집단적 광기에 빠진 사람들이 빚어내는 웃지 못할 일을 다룬 블랙코미디다. 큐브릭 감독은 쿠바 위기 등 극한의 핵무기 경쟁으로 치닫던 당시 시대 상황을 미치광이 같은 권력자들의 모습을 통해 마음껏 조롱하고 있다. 내용은 공산주의의 확산과 침투를 우려한 미 공군 전략사령부의 장군이 구 소련에 선제적 핵 공격 명령을 내리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지금은 여러 가지 보안 장치를 갖췄다고는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세상인 만큼 최종 명령권자가 비정상..

찢겨진 커튼

유니버셜에서 나온 히치콕 컬렉션 화이트 디지팩에 포함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찢겨진 커튼'(Torn Curtain, 1966년)은 '찢어진 커튼'이 맞다. 우리 말에 없는, 영어의 수동태식 번역으로 잘못 붙인 제목이다. 잘못 번역한 제목 만큼이나 이 작품은 히치콕에게 재앙이었다. 히치콕은 '마니'(http://wolfpack.tistory.com/entry/마니)의 실패 이후 제작사인 유니버셜스튜디오의 주장에 따라 쟁쟁한 스타시스템을 도입해 영화를 만들었지만, 결과는 '마니'보다 더 처참한 실패였다. 내용은 미국의 유명 과학자가 망명을 가장해 동독에 숨어 들어 핵무기 방어시스템 기술을 훔치는 내용으로, 일종의 이중 스파이를 다룬 스파이 스릴러였다. 여기에는 공산주의를 싫어한 히치콕의 시각도 반영됐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블루레이)

매튜 본 감독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X-men : First Class, 2011년)는 괴물들의 대결로만 치닫던 엑스맨 시리즈를 제대로 된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다.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기이한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이 어떻게 뭉쳐서 서로 싸움을 벌이게 됐는 지를 설득력있는 이야기와 구성으로 진지하게 보여준다. 단순 아이들의 만화같던 내용이 이 작품들어 비로서 드라마의 틀을 갖춘 느낌이다. 특히 1960년대 냉전시대의 상징인 쿠바 미사일 위기라는 역사적 사실을 꿰어맞춰 개연성을 부여한 점도 돋보였다. 물론 돌연변이들의 괴상한 능력이 주요 볼거리를 이루지만 제 2 차 세계대전부터 이어지는 시대적 흐름을 그럴듯하게 엮어서 주요 캐릭터의 배경을 윤택하게 만든 점은 그만큼 드라마의 완성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