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대니 트레요 2

황혼에서 새벽까지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 1996년)는 B급 정서의 영화란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도망중인 은행강도에서 시작한 영화는 느닷없이 흡혈귀 이야기로 발전해 한바탕 피칠갑으로 끝난다. 할리우드의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쓰고 주연까지 했으며, B급 홍콩영화를 보며 감독의 꿈을 키운 로드리게즈가 만났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만큼 영화는 황당하고 요란하며, 잔인하다. 일단 내용이 우악스럽다. 흡혈귀들과의 싸움이다보니 주인공 일행은 마치 게임하듯 총질을 하고 상대의 사지를 잡아 뽑는다. 당연히 사방에 피가 튀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 절단이 난무하다. 영화의 미덕 아닌 미덕이라면 과할수록 무덤덤해지는 효과를 노려, 천연덕스럽게 잔..

데스페라도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데스페라도'(Desperado, 1995년)는 얼마나 잘 노는 지 보려고 멍석을 깔아줬더니 제대로 흥을 보여준 신명나는 놀이마당 같은 느낌이다. 마리아치 3부작 가운데 두 번째인 이 작품은 뜻하지 않은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콜럼비아사가 작심하고 돈을 대서 만들었다. 덕분에 안토니오 반데라스, 셀마 헤이엑, 스티브 부세미 등 호화 배역진이 총출동해서 로드리게즈 감독의 재능을 한껏 빛내줬다. 재료가 좋으니, 로드리게즈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영상이 빛을 발했다. 줄거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복수에 나선 기타리스트의 이야기다. 설정만 비슷할 뿐 내용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굳이 전작을 보지 않았어도 상관없다. 요란한 총질도 모자라 로켓탄이 난무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종잇장처럼 날아가..